카디프손보 품은 신한금융…비은행 발판 삼아 재도약 나서나
2019년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리딩금융 자리 탈환
신한지주 "디지털손보사로 전환해 새로운 상품·서비스 제공할 것"
공개 2021-11-17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발판삼아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신한금융지주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카디프손보)을 품으며 손해보험업계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비은행 부문을 발판 삼아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3분기 KB금융지주(KB금융(105560))에 2128억원 차이로 석패했지만, 과거 비은행 부문 인수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1일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카디프손보는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특별한 사업영역을 가졌다며 기업간기업·소비자(B2B2C) 중심의 파트너십 사업모델과 상품전략, 유가증권 인수업무(UW), 안정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보유했다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지주가 카디프손보를 품으면서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인수를 통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 전례가 있어서다. 2019년 신한지주는 3조4035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을 시현하며 3조3132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을 903억원차로 꺾었다. 당시 오렌지라이프 순익 1606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카디프손보 또한 신한지주 비은행 부문 실적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록 카디프손보가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으나 보험료수익이 급증하는 등 일부 성과를 거뒀고 금융지주로 편입된 보험사들이 그동안 성공신화를 썼다는 이유를 들었다.
 
카디프손보는 2016년 78억원의 순손실을 낸 이후 2017년 84억원, 2018년 127억원, 2019년 145억원, 지난해 117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올 상반기에도 5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45억원과 비교해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보험료수익은 2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억원 대비 107.1% 불어났다. 보험 관련 비용인 보험계약부채전입액이 각각 143억원, 10억원으로 1330% 늘어난 점은 아쉬웠다.
 
여기에 신한라이프는 올 3분기 4019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3846억원 대비 4.5% 도약했다. 신한라이프는 2018년 신한지주에 인수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합병하면서 지난 7월 탄생한 법인이다. 지난해 9월 KB금융에 편입된 푸르덴셜생명 역시 각각 2556억원, 111억원으로 산출되며 2202.7% 올라섰다. 지난해 6월 하나금융지주(086790) 품에 안긴 하나손해보험(구 더케이손해보험)도 동기간 59억원, -83억원을 나타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카디프손보를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채널과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복합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 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최근 신한지주는 비은행 부문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은행 기여도는 2018년 31.4%에서 2019년 34%, 지난해 41.3%, 올 3분기 43.2%로 올라섰으며 올 3분기 비은행 부문에서 보험 부문 기여도는 24%, 금융투자·캐피탈·자산운용·대체투자운용 등이 포함된 자본시장 부문은 41%, 카드·저축은행 등 소매금융 부문은 34%로 집계됐다.
 
일부에선 카디프손보의 고민도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금이 자본총계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갔지만, 신한지주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점쳤다. 카디프손보의 자본금은 2016년 1065억원에서 2017년 1352억원, 2018년 1452억원, 2019년 1552억원, 지난해 1812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자본총계는 동기간 227억원, 420억원, 293억원, 345억원, 484억원으로 자본금을 한참 밑돌았다.
 
아울러 신용평가사들은 신지급여력제도(IFRS17) 도입이 다가오면서 자본확충에 부담을 느낀 손보업계가 원수보험료를 줄이고 있다고 진단한 터였다. 하지만 카디프손보는 자본잠식 상태 속에서도 올 2분기 원수보험료가 2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99억원 대비 108.1% 확대됐다. 원수보험료는 보험사가 보험법인대리점(GA) 등을 통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를 뜻한다.
 
다만 카디프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본확충 계획은 현재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 “적자 상태이므로 매출 증대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신한지주가 카디프손보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 400억원 가량을 BNP파리바그룹에 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기준 카디프손보 지분은 BNP파리바그룹이 92.54%, 신한라이프가 7.46%를 갖고 있었다. SPA가 완료되면 신한지주가 카디프손보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되는 셈이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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