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IPO)③작은 고추가 맵다?…'유일한 흑자' 오아시스, 기업공개 흥행할까
오아시스 기업가치 1조원 인정, 유니콘 등극
새벽배송 업계 최초 흑자기업…온오프라인 매장 시너지 극대화
낮은 점유율·연간거래액은 과제
공개 2021-11-17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11: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새벽배송'이라는 무기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레이스가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160조원에 이른다. 특히 과거 패션이나 도서 등 비식품 위주 전자상거래에서, 이제는 소매시장 비중이 큰 식품(그로서리) 비즈니스로까지 온라인화 가속도가 붙는 상황이다. 이 바람을 타고 빠른 성장세를 보인 국내 대표적인 그로서리 이커머스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은 지금이 상장 적기라고 판단하고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행보에 나섰다. <IB토마토>는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의 치열해지고 있는 상전전(戰)에서 누가 성공할 수 있을지 각 사별 IPO 전략과 기업가치를 짚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오아시스마켓이 새벽배송 유혈 전쟁에서 당당히 선전하며 기업공개(IPO)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 투입에도 적자가 난무하는 악조건 속 오아시스는 최초 ‘흑자기업’이라는 타이틀로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다만 오아시스가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점유율 확대와 그에 맞는 수익성 방안을 입증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 같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전포인트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아시스마켓은 상장 대표주관사를 맡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으로부터 각각 50억원,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된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가치는 1조100억원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이번 투자는 지난 7월 유니슨캐피탈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이어 약 3개월 만에 이어진 후속투자다. 당시만 해도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가치는 7500억원 수준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500억원이 넘게 몸값이 뛴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더 차이가 크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불과 1년 6개월 만에 8배 이상 점프했다.
 
오아시스마켓은 2011년 오프라인 할인마트에서 출범했다. 이후 지난 2018년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덩치가 커졌다. 매출은 2017년 700억원 수준에서 2019년 1423억원, 지난해에는 약 24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오아시스가 갖는 차별점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오프라인이다. 현재 오프라인 오아시스마켓 매장은 약 50개다. 지난해 매출 구성비를 살펴보면 온라인이 51%, 오프라인이 49%로 비등비등했다. 온라인에서 판매하지 못한 과재고 발생 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동 후 소진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게 특징이다. 오아시스에 따르면 이들의 폐기율은 0%대다. 이 같은 비용 낭비를 막아 올해 3분기까지 오아시스는 매출 2601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이나 올렸다.
 
두 번째는 ‘흑자’다. 지난해 오아시스마켓은 98억원 순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마켓컬리가 1162억원, SSG닷컴은 469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비교가 뚜렷해진다. 이는 새벽배송이 적자사업이라는 공식을 당당히 깨고 수익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엔 마켓컬리가 오아시스마켓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손을 잡으며 다시 한번 업계에 이목이 쏠렸다. 보통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들은 기업공개 시 이해관계 충돌이나 정보노출 등을 우려해 주관사 선정을 똑같이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통 같은 업종을 진행하면 기업공개 시 주관사를 겹치지 않게 선임하는데,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 확장을 계속 시도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업체들과 동일하게 보기엔 살짝 애매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증권업계에서도 오아시스가 새벽배송 시장의 일부를 공유한다고 보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오아시스의 ‘몸값’은 얼마일까. 증권업계 따르면 오아시스마켓 몸값은 1조~1조5000억원 수준이다. 교보증권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 오아시스 매출은 2386억원으로 올해는 41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IPO를 앞둔 컬리나 SSG닷컴은 쿠팡의 PSR(주가매출비율)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측정한다. 올해 오아시스 예상 매출에 쿠팡의 2.5배 멀티플을 대입하면 몸값이 1조362억원 수준으로 산출된다. 만약 기업가치가 1조5000억원일 시 올해 예상 매출 대비 3.5배에 달하는 멀티플을 인정받는 셈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모회사 지어소프트 EBITDA(세금,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인 170억원 대비 58배라는 점에서 ‘과도하다’라는 목소리도 있다.
 
출처/오아시스마켓
 
기업가치 논란에 불을 지피는 또 다른 요인은 점유율이다. 지난 6월 기준 앱/리테일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식품 새벽배송앱 동향에 따르면 마켓컬리 사용자는 183만명, 오아시스마켓은 39만명이다.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헬로네이처, 쿠캣마켓 총 4개 식품 새벽배송 업체 중 사용자 점유율로 보면 마켓컬리가 77.7%, 오아시스는 16.6%로 압도적인 차이를 나타낸다. SSG닷컴이 종합몰 성격으로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것을 고려하면 전체적인 시장쉐어 고려 시 오아시스 점유율은 더욱더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회원 수에서도 차이가 크다. 현재 오아시스 온라인 회원 수는 약 85만명으로 마켓컬리 누적 가입자 수 800만명과 비교해 십 분의 일 수준이다. 이에 두 업체가 동일 PSR을 적용하는 게 맞냐는 의문이 생긴다.
 
온라인 점유율 개선이 시급하지만, 오아시스마켓은 계속해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있다. 이들은 내년까지 오프라인 매장 100개를 목표로 채널을 늘리고 있다. 다만 오프라인 확대 행보에는 시선이 엇갈린다.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하기보다는 마케팅 비용을 늘려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에서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업체들이 할인쿠폰 등 출혈경쟁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미래를 위한 투자개념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지어소프트(051160) 매출은 984억원인데 비해 광고선전비는 2억4000만원으로 매출 대비 0.24%에 그친다. 마켓컬리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 9530억원 중 297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했다. 매출의 3%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마케팅은 시기를 보고 있다"면서 "광고비 등을 과감하게 투입하면 플랫폼 회원 수는 늘어나겠지만, 그 비용만 수백억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아시스 정체성은 가격과 품질로 이걸 놓지 않는 선에서 차별화 성장 전략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낮은 온라인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오아시스는 최근 기존 6일 배송에서 7일 배송으로 처리량을 늘리는가 하면, 배달대행업체 부릉과 손잡고 ‘브이’를 설립하고 퀵커머스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풀필먼트 서비스 확대에도 여념이 없다. 지어소프트는 오아시스 오픈마켓 사업 출범과 함께 물류센터 실크로드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신선식품을 넘어서 오픈마켓 브랜드몰 상품까지 궁극적으로 직매입해 배송하는 풀필먼트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다만 올해 12월 가동 예정인 실크로드는 아직 초기 단계다 보니 3분기 11억원 순손실 냈다. 업계에서는 향후 물류센터가 자리 잡을 동안 실크로드 적자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아시스는 물류센터 자체도 타업체들과 비교해 캐파가 작아 아직은 재고나 이런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단계지 않느냐”라면서 “캐파가 늘어나도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물류센터 투자 비용 대비 몇 건을 소화하고 있나를 보면 오아시스의 효율성이 보인다"면서 "성남1센터 옆에 2센터를 마련하고 있는데, 1센터의 효율적 물류 동선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문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규모 경제가 생겨 구매 타워도 더 생겨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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