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자본 확충 나선 NH농협캐피탈, 신용도 영향 '미미'
유증 통해 자본적정성 제고…한계차주·금리상승 '발목'
공개 2021-11-04 09:0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7: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NH농협캐피탈이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자본적정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레버리지 한도 규제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리스크가 내재함에 따라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될 전망이다.
 
NH농협캐피탈 및 동종업계 자본적정성 관련 지표 추이. 표/한국기업평가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엔에이치(NH)농협캐피탈의 제172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여신전문금융회사로, 농협금융그룹과의 재무적 지원·사업적 연계를 바탕으로 다변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며 양호한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농협캐피탈은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 증자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완전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가 발행 신주(보통주 1600만주) 전량을 인수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NH농협캐피탈의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절대적인 자기자본 규모는 올해 6월 말 6950억원에서 8950억원(유증 반영 후 기준)이 되면서 2018년 말 이후 상승 추세를 보였던 레버리지배율도 6월 말 8.5배에서 6.6배로 하락하는 등 자본적정성 측면의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성장으로 당국의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캐피탈사들에 대한 레버리지(총자산/자기자본) 한도를 현행 10배에서 2022~2024년 중 9배, 2025년 이후 8배로 강화하기로 했다. 또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경우 1배가 추가된 8배(2025년 이후 7배)로 축소키로 했다.
 
김 연구원은 “NH농협캐피탈의 경우 작년 말 이후 레버리지가 9배에 근접하면서 규제 대응과 성장 기반 확보에 대한 부담이 내재돼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유상증자로 레버리지가 규제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개선되는 한편 향후 자산성장을 위한 충분한 자본 버퍼(Buffer)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사진/농협금융
 
하지만 유상증자가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유상증자에 힘입어 자본 적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향후 신용도 개선을 위해서는 건전성 관리에 기반을 둔 자산성장세 지속과 함께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고,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발생과 차주의 상환부담 증가로 인한 자산부실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향후 코로나19와 금리 상승 영향이 재무건전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동영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산업 내 높은 경쟁강도로 운용수익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수익자산 취급을 제한하며 경상적인 이익창출력이 저하되고 있다”라면서 “최근의 사업기반 확대와 재무건전성의 지속 여부, 수익성·자본적정성 개선 여부가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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