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율 관리 비상 걸린 BNK저축은행…고객 감소까지 '겹 악재'
올 2분기 예대율 10.4%p 폭증…수신 증가세는 한풀 꺾여
고객 수 2018년 10만명에서 7만명으로 급감
공개 2021-10-21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9일 17: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BNK저축은행이 대출 폭증으로 인해 예대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BNK저축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BNK저축은행이 대출 폭증으로 인해 예대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저축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측면도 있지만, 수신 증가세는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신을 쌓아줄 고객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예대율은 총여신을 총수신으로 나눈 값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부터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하며 해당 비율을 초과하면 영업 제한을 받는다. 다만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금융지원을 위해 내년 3월까지 10%p 이내에서 제재를 면해주기로 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BNK저축은행의 예대율은 103.9%로 전년 말 93.5% 대비 10.4%p 치솟았다. BNK저축은행과 함께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KB저축은행의 예대율도 102%로 도출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98%)과 비교해 4%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즉 BNK저축은행은 여타 저축은행보다 관리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BNK저축은행의 여신은 코로나19 이후 증가세가 가팔랐다. 2018년 8486억원에서 2019년 8644억원, 지난해 1조786억원, 올 2분기 1조4179억원으로 각각 1.9%, 24.8%, 31.5% 확대됐다. 반면 수신은 8631억원, 9022억원, 1조1536억원, 1조3642억원으로 4.5%, 27.9%, 1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KB저축은행은 관리를 시작했다. 여신의 경우 2018년 1조865억원, 2019년 1조1564억원, 지난해 1조5863억원, 올 2분기 2조323억원으로 상승률은 6.4%, 37.2%, 28.1%로 산출됐다.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동기간 수신도 1조1529억원, 1조1141억원, 1조6179억원, 1조9931억원으로 변동률은 –3.4%, 45.2%, 23.2%로 조사됐다.
 
 
저축은행의 여신이 늘어난 이유는 풍선효과가 꼽히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 먼저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를 시행하면서 수요가 몰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 저축은행 업계 대출 잔액은 88조1349억원에서 7월 90조2482억원, 8월 91조7032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BNK저축은행은 예대율 가중치가 낮은 개인사업자(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이 적었다. 총여신 가운데 비중이 10.7%(1513억원)로 저축은행 79개사 평균 14.7%를 4%p 밑돌았다. KB저축은행은 18.7%로 평균을 상회했다. 금융당국은 개인사업자 지원을 위해 내년 3월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가중치를 85%로 낮춘다고 밝혔다.
 
하지만 BNK저축은행은 고객 수가 줄면서 수신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2018년 10만731명에서 2019년 10만86명, 지난해 6만9849명으로 급감했다. 올 2분기 7만6365명으로 다시 늘어났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KB저축은행은 공시를 시작한 지난해 24만9296명에서 올 2분기 26만1609명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BNK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 3분기 예대율은 약 95.8%로 집계됐다”라며 “지난 6월 대출이 급증하면서 예대율이 올랐지만, 올 연말까지 100% 이내로 운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앱 고도화 작업 추진을 통해 고객이 편리하게 예·적금을 예치하도록 유도하겠다”라며 “필요하다면 예·적금 특판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현재는 퇴직연금과 회전식 정기예금 상품 출시로 유입을 노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BNK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개인신용대출 확대로 소폭 저하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거점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 경기 불확실성과 높은 부동산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져), 중금리대출 위주의 개인신용대출 확대 계획 등을 고려하면 건전성 지표는 현 수준 대비 소폭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올 2분기 BN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2%, NPL커버리지비율은 220%로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올 1분기 기준 저축은행 업계 평균은 각각 4%, 114%라고 보탰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경상적인 손실흡수력을 보여준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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