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SBI저축은행, 인뱅 치고 오는데 하방압력은 커져
저축은행업계 1위에도 중·저신용자대출 경쟁 치열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코로나19발 대손 우려 존재
공개 2021-09-17 13: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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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수익성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323410)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대출을 확대하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차주의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까닭에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와 대손비용 확대 가능성도 높은 모습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SBI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원화·외화 기준)을 A-·긍정적(Positive)으로 부여했다. 지난 2013년 일본 SBI그룹이 인수한 저축은행으로, 기업금융·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선두권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사업포트폴리오 구성. 단위;억원. 표/나이스신용평가
 
올해 상반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1조4000억원, 총자산(11조8540억원) 점유율은 12.0%로 업계 1위의 자본력과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한 가운데 만기연장과 원리금상환 유예를 비롯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정책이 종료된 이후 한계여신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채권의 연체율이 통상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총자산성장률이 둔화돼 과거 대규모로 취급한 자산의 연체율이 상승할 경우, 자산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저축은행업권의 전반적인 수익성은 대손비용 확대와 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 규모 확대에 따라 여신포트폴리오 내 신용대출 비중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점은 사업안정성에 있어 부담”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에스비아이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스 신용평가에 따르면 2018년 말 55.1%였던 신용대출비중은 2019년 말 60.2%, 작년 말 62.2%, 올해 상반기 64%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저축은행은 신용도가 열위한 차주를 대상으로 여신을 제공하고 있어, 신용대출 비중이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이는 중장기적으로 대손비용 확대와 자산건전성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며 “신용대출 비중을 비롯한 여신포트폴리오 구성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확산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원정책 종료와 시중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이후 대손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에, 궁극적으로는 자본적정성 지표를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사진/SBI저축은행
 
정부의 정책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대출 확대 등 외부환경도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강화된 가계부채 규제로 성장률은 과거 대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대출 확대 방안에 따라 관련 대출 규모를 크게 확대할 계획으로, 저축은행 업권의 차주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유가증권에 내재된 위험도 존재한다.
 
한신평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유가증권은 총자산의 6%, 자기자본 대비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항공기펀드에서 72억원, 해외 오피스 펀드에서 24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는 항공기펀드에서 5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바 있다. 올해 6월 말 항공기펀드 잔액은 339억원, 영화관·오피스 등이 포함된 부동산펀드 잔액은 727억원이다.
 
김 연구원은 “투자금융 익스포저는 상대적으로 이익변동성이 높고, 회수시점을 통제하기 어려워 수익구조와 재무건전성 관리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향후 자본시장이 둔화돼 단기매매증권평가손실 규모가 확대될 경우 수익성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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