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2세 한세엠케이 김지원 대표, '경영능력' 시험대 오른 까닭
상반기 영업손실 지난해 대비 큰 폭 축소…'35억원' 재고자산평가손실환입
부채비율 2018년 38%에서 지난해 92%까지 증가
올해 2분기 흑자전환…"원가절감 통해 흑자전환할 것"
공개 2021-09-16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7:0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 출처/한세엠케이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반등을 보이는 패션업계에서 한세엠케이(069640)는 유독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전년 대비 영업손실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일회성 요소인 ‘평가손실환입’이라는 이벤트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장남 김석환 예스24(053280) 대표와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105630) 대표와 비교해 남매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의 경영능력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세엠케이는 매출 1031억원, 영업손실 5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억원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그 규모를 무려 15분의 1로 줄인 셈이다. 다만 한 꺼풀 걷어보면 완벽한 V자 반등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한세엠케이는 코로나19에 여파로 63억원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인식한 바 있는데, 올해 상반기 이와 관련해 35억원 환입분(1분기 45억원, 2분기 –10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은 업황 악화 등의 이유로 자산의 시가가 취득원가보다 하락한 경우 손실을 처리하는 계정이다. 만약 다시 시가가 상승했다고 판단했을 경우 최초 취득원가를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평가손실을 환입할 수 있는데, 이때 매출원가가 하락하며 영업손익이 향상되는 원리다. 실제 현금창출력도 줄었다. 한세엠케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116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81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결과적으로 상반기에는 평가손실환입이라는 일회성 이익이 실적에 주효했던 만큼, 하반기 수익성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한세엠케이
 
한세엠케이는 캐주얼 및 골프의류 사업을 전개하는 패션기업으로 전신은 엠케이트렌드다. 지난 2016년 한세실업은 캐주얼 브랜드인 티비제이(TBJ), 앤듀(ANDEW), NBA, LPGA Golf Wear 등을 보유한 엠케이트렌드를 약 1200억원에 인수하면서 패션브랜드 사업을 호기롭게 시작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이 시기와 맞물려 패션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바뀌는 등 변화가 일자 한세엠케이 매출액은 2017년 3289억원, 2018년 3230억원 수준에서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때 구원투수 역할로 등장한 게 지금 한세엠케이 수장인 김지원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2남 1녀 중 막내딸로, 2019년 12월 한세엠케이 대표이사에 올라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경영권을 잡았다.1981년생인 김지원 대표는 취임과 함께 ‘젊은 한세’로 변화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코로나19 등 악재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3년간 한세엠케이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18년 0.74%에서 이듬해 –7.77%로 마이너스 전환하더니 지난해 –8.57%로 더 떨어졌다.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지난 2018년 38.46%에서 이듬해 83.64% →지난해 92.3%까지 올라온 상태다.
 
설상가상 100% 종속기업인 자회사들도 상황이 안 좋다. 한세엠케이는 종속기업으로 빈티지 브랜드 버커루(BUCKAROO)와 만쿤(상해)상무유한공사를 두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상해상무유한공사에 총 75억원을 출자했는데 지난해 50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인식하기도 했다. 버커루는 일찌감치 자본잠식(자본 –11억원)에 빠진 상태다.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한세엠케이는 버커루와 상해의 지분을 모두 손상차손 처리하는 등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세엠케이 부진은 한세가(家) 남매끼리 비교할 때 명암이 더욱더 뚜렷해진다. 한세그룹은 한세예스24홀딩스를 지주회사 축으로 3남매가 사업별 총대를 메고 있다. 출판사업을 전개하는 장남 김석환 예스24 대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의류를 제작˙수출하는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마지막으로 막내 김지원 대표가 한세엠케이와 유아동복 브랜드 한세드림 대표를 겸직하며 패션브랜드 사업을 영위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예스24는 상반기 매출 3272억원,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19% 성장했다. 한세실업 역시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7870억원,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에서 올해 순이익 519억원으로 턴어라운드하며 한세엠케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세엠케이도 2분기 들어서 호조세가 나타났다는 점은 고무적인 요소다. 한세엠케이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27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8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한세엠케이는 코로나19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하는 LPGA 골프웨어를 더욱 육성해 골프의류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겠다는 포부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생산원가 및 사입 물량 관리를 통해서 원가를 낮추는 등 수익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원가율 개선과 판매 개선을 통해 연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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