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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신용등급 'AA-'…자회사 보다 낮아
"증권사에 대한 법적 규제 강해…부도위험 수준은 다르다"
공개 2021-08-3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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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이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보다 낮게 책정됐다. 사진/한국투자증권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이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보다 낮게 책정됐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지주 자산, 순이익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증권사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한 점을 고려하면 부도위험 수준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한국투자금융 자산 내 한국투자증권 비중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77.9%, 순이익 비중은 57.8%라고 밝혔다. 또 이에 따라 신용등급 결정에 경제적 단일체로 가정해 도출하는 방식인 ‘엔터프라이즈 어프로치(Enterprise Approach)’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한기평은 한국투자금융의 제32-1~2회차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증권사에 대한 법적 규제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강한 점을 감안할 때 한국투자금융의 부도위험은 한국투자증권과 다르다고 보탰다. 앞서 지난 5월 한기평은 한국투자증권의 제20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진단했다.
 
그동안 한국투자금융의 자산, 순이익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높아졌다. 지난 2017년 각각 75%·94.1%를 기록한 이후 2018년 66.8%·90.7%, 2019년 79.1%·66%, 지난해 77.9%·57.8%로 낮아졌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6.7%·69.1%를 시현했다. 즉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다는 의미다.
 
한기평은 지난 2019년 이후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등 자회사들의 실적개선과 연결대상 펀드의 이익확대로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순이익의존도는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한국투자증권의 투자확대와 수익·이익창출력 개선이 한국투자금융의 외형확대를 견인 중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기평은 한국투자금융의 제반 자산건전성은 우수하나 고정분류된 대출자산 회수 관련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기평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해외투자 관련 대출 일부에서 연체가 발생했고 올해 들어 200억원의 여신이 고정으로 분류되면서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0.7%로 상승했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투자금융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도 103%로 하락하는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다소 저하됐다며 기초자산, 담보 등을 활용한 대출금 회수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과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금융사가 고정이하여신(NPL)과 비교해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금융사들은 대출채권을 연체기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한다.
 
한국투자금융의 순고정이하여신은 지난 2017년 0.2%에서 2018년 0.3%, 2019년 0.2%로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그러나 지난해 0.5%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0.7%로 올라섰다. 반면 동기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21.3%, 122.6%, 138.3%, 123.1%, 103%로 떨어졌다.
 
안나영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올 상반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체 손실위험 방지(헤지) 주가연계증권(ELS)과 우발채무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각각 2조1000억원, 3조7000억원”이라며 “주가변동이나 조달시장 동향에 따른 유동성 부담, 실적 변동성이 내재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가와 조달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자체 헤지 ESG를 중심으로 레버리지를 축소하면서 주가변동과 관련한 시장위험이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자본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예년 대비 유동성버퍼를 보강한 점 등을 고려하면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한 그룹 전반의 실적, 유동성 대응력은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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