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적자 터널' 에이엔피, 재무 상태 계속 악화
실적 부진에 현금흐름 악화…차입 부담 증가
작년 10월 7대1 무상증자에도 결손금 여전
공개 2021-08-26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18: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5년째 적자 터널을 지나고 있는 에이엔피(015260)의 영업실적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무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시설·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수익성 부진으로 인해 여전히 결손금이 발생하고 있고 보유 현금이 줄어들면서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자금조달에 나섰다.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할 경우 그동안의 재무개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적자였다.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45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후 2018년 64억원, 2019년 54억원, 2020년 116억원으로 손실이 지속됐다. 인쇄회로기판(PCB)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PCB사업의 높은 원가율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속되는 적자는 부진한 현금흐름으로 이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은 연평균 -81억원이었다.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일 경우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키운다. 2016년 부채비율은 73.5%, 차입금의존도는 27.8%였는데 작년 말에는 부채비율 155.4%, 차입금의존도 39.9%까지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전년말보다 차입금이 증가하며 차입금의존도는 44.2%까지 상승했으나 2분기에 차입금을 줄이며 39%(추정치)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적정 기준(30% 미만)은 넘어선 상태다.
 
더구나 올해 2분기 적자가 지속되면서 현금흐름은 여전히 부진했고 보유 현금도 줄어들고 있다. 2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7억원을 기록했고 유형자산 처분(부천공장)에 따른 현금유입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77억원 유입이 일어났지만 부천공장 정리에 따라 유입된 현금이 부천공장 관련 차입금 상환으로 이어지면서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81억원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말 대비 60.5%(51억원) 줄어들며 33억원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은 차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2분기 차입금 감소는 부천공장 처분이라는 일회성 요인으로 발생한 것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입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결국 재무활동을 통해 부족한 현금을 충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에이엔피는 지난달 3번에 걸쳐 210억원의 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했다. 이 중 200억원은 장기차입금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전환사채 발행이었다. 10억원은 3자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하지만 규모가 작기 때문에 차입부담 완화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에이엔피는 지난해 10월 7대1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주식병합 방식의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무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지난해 3분기 말 414억원에서 무상증자 후 59억원으로 줄이면서 결손금을 263억원에서 이익잉여금 91억원으로 개선했었다.
 
이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09억원까지 늘리며 자기자본을 확충했으나 적자지속으로 인해 이익잉여금은 다시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결손금은 116억원이다.
 
결국 차입 부담 완화와 재무구조 개선 효과 지속을 위해서는 흑자전환 등 수익성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에이엔피는 공장일원화가 완료된 만큼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에이엔피는 부천, 안산, 인천 등 4곳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했지만 신공장 일원화 계획에 따라 인천에 위치한 남동신공장만 남겨두고 모두 처분했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장일원화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올해 실적 개선을 예상했으나 1분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전방산업 생산 중단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상반기까지 이어져 적자를 기록했다”라며 “매출 회복과 비용절감 효과를 고려할 때 4분기에는 분기 흑자전환을 기대 중이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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