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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소재 사업 뛰어들었지만···'고객 다변화' 절실
첨단소재 부문 성장 아직···2분기 영업익, 석유화학 부문의 1/14
LG엔솔 공급 만으로는 한계 올 수도···경쟁사에 맞서 고객 다변화해야
공개 2021-08-09 09:5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14: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가 임박하면서, 배터리 소재가 LG화학(051910)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 측은 배터리 소재 부문을 현재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석유화학 부문 정도의 규모로 키울 방침이지만, 일각에서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소재 사업에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일찍부터 고객 다변화에 나서지 않으면 공급처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화학은 지난 29일 2분기 실적 설명회를 열고 “2026년까지 전지소재 매출만 약 8조원, 첨단소재사업본부 전체는 12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12조원은 지난해 첨산소재사업본부 매출의 약 4.7배이며, 작년 기준 LG화학 총매출의 45.6%를 차지한 석유화학 부문에 버금가는 규모다. 
 
 
첨단소재사업 부문에 6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전지 관련 소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LG화학의 계획이다. 첨단소재사업에 대한 투자 금액이 석유화학과 생명과학 부문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2조원이나 많다는 점은, LG화학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첨단소재 부문을 점찍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LG화학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조인트벤처(JV) 등 외부협력 확대에 자금 투입하겠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사업의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 부문의 성장세에 비해 배터리 소재 시장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2970억원, 영업이익은 950억원이다. 석유화학사업의 매출이 5조2670억원, 영업이익이 1조3250억원임을 고려하면 아직 성장이 필요한 수준이다. 전지 사업 실적도 매출 5조1310억원, 영업이익 8150억원으로 첨단소재사업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규모다. 
 
LG화학 측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올해 말 약 8만t에서 2024년 14만t, 2026년 26만t으로 늘려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 시장도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LG화학 배터리 소재 부문의 성장은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배터리 소재 부문의 경쟁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LG화학의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는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된다. 최근 인수한 분리막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직접 납품할 계획이다. 학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고 LG그룹 차원에서도 소재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실적에 문제가 없겠지만, 향후 외형 확대와 실적 개선을 위해 고객을 다변화해야 할 때 경쟁사의 약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수의 대기업이 배터리 소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생산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우선 이날 배터리 부문 분사를 밝힌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 음극재 업체 BTR과 양극재 생산 합작사를 설립했다. 중국 현지에 건설되는 해당 양극재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약 33GWh(기가와트시)로 전기차 약 47만대에 공급될 수 있는 규모다. 중국 기업과의 합작인 만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외에 중국 배터리 기업으로의 공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부문의 고객 다양화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LG화학이 이제 강화하기 시작한 분리막 부문의 경우 SK이노베이션(096770)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가 생산하고 있는데, SKIET는 이미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습식 분리막 시장 점유율 26.8%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SKC 자회사 SK넥실리스가 동박 생산을, SK머티리얼즈가 음극재 생산을 담당한다.
 
국내 1위 업체인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247540)도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 해외 양극재 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연 생산량 5만t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설비를 해외에 건설할 것으로 추정한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에서도 2024년까지 18만t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 등을 공급하는 포스코케미칼(003670) 역시 2025년까지 국내 16만t, 해외 11만t 등 양극재 생산 능력을 총 27만t으로 늘릴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도 LG에너지솔루션에 치중된 매출을 다변화하고자 완성차 업체 등으로 고객을 확대할 방침이다. 
 
배터리 소재 점유율이 높은 중국 기업의 약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분리막 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가겠다”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양극재와 전구체의 중국산 비중은 90%·수산화리튬 중국 의존도는 80% 이상이다. SNE리서치의 조사 결과 현재 국가별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58%로 가장 크고, 우리나라는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음극재 역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6.4%에 달하며, 한국의 점유율은 8.7%에 그친다.
 
 
중국계 기업 재세능원은 지난 4월 충주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내 외국인 투자지역에 양극재 1단계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재세능원은 한국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약 6만5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1기·2기·3기로 나눠 단계별로 준공할 계획이다. 재세능원의 중국 본사인 롱바이(Ronbay)는 양극재·전구체 제조 기업으로, 자동차용 고효율 양극재인 하이니켈 NCM 분야에서는 중국 내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 2위 배터리 분리막 소재 공급사 원스톤머티리얼테크놀로지(원스톤)는 연내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커촹반에 상장할 계획으로, 확보한 자금을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 센터 건설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원스톤은 현재 삼성SDI·CATL 등에 분리막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과 손잡고 있는 중국의 궈쉬안 하이테크도 지난 3월 우리돈 2조 1400억원가량을 투자해 전기차 리튬배터리 전공정 재료와 배터리 재활용 등 프로젝트 관련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공격적인 투자로 배터리 소재 부문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분리막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고 양극재 생산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지금부터 합작 등을 통해 고객 다양화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외형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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