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잘 달린 현대차·기아, 올해 영업익 7조·5조 노린다
현대차 2Q 매출 30조원 돌파·기아 영업익 924.5% 급증
반도체 수급난 대응이 관건···"공급 부족, 3Q까지 이어질 듯"
공개 2021-07-22 18: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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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거둔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기저 효과에 노사 합의를 통한 사업 안정성 확보로 연간 영업이익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반도체 수급난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22일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액 30조3261억원·영업이익 1조8860억원·당기순이익 1조98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액이 3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증가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에 따른 물량 증가 효과가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까지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한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도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낮아진 12.7%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9.5%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6.2%를 달성했다.
 
이날 함께 실적을 발표한 기아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기아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8조3395억원, 영업이익은 1조4872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조3429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1%, 영업이익은 무려 924.5% 증가했는데, 모두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963.2% 급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은 해외 판매량 증가다. 현대차의 경우 코로나19 회복세에 △미국 △중남미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전년 동기보다 73.6% 늘어난 83만667대를 판매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SUV 차량의 판매 비중이 46.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기아도 해외에서 전년 대비 70.9% 증가한 60만5808대를 판매했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일부 생산 차질과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 속에서도 코로나19 영향 완화에 따른 글로벌 시장 수요 급증과 고수익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한 제품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확대 추세를 이어갔다”라고 설명했다. 기아의 RV 판매 비중(중국 제외, 도매 판매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 상승한 56.5%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이 같은 판매 호조를 이어갈 경우, 각각 올해 연 영업이익 7조원·5조원의 벽을 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분석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추정한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약 7조2500억원, 기아의 경우 5조1800억원이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판매 호조 △제품 Mix 개선 지속 △금융 법인 손익 개선 등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수익성을 계속해서 개선하기 위해 GV70·싼타크루즈·제네시스 전기차 등 주요 신차의 성공적인 해외 시장 안착과 아이오닉5 생산·판매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기아는 쏘렌토·카니발 등 고수익 RV 중심 판매에 집중하고, 하반기 핵심 신차인 신형 스포티지와 EV6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경쟁력을 더욱 키울 예정이다. 기아 측은 “연말까지의 EV6 생산 계획은 약 3만대 중반으로, 현재 일정을 고려하면 계획 내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는 없다”라며 “5세대 스포티지도 가격 조정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연간 50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아는 이날 실적 설명회를 통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영향으로 약 6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라며 “일부 품목의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3분기에도 계속되는 등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수급난에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국내 판매도 각각 11%·8.2% 감소했다.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실적 개선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 측은 “△대체소자 확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 업체 다변화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으로 생산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 대응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기아 관계자도 “3분기에는 반도체 수급이 사업계획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4분기에는 특근을 통해 일부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중간 배당을 다시 시작한 것을 보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라며 “지금처럼 반도체 수급난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하반기 실적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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