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약품, 상장 넉달 만에 추가 자금 조달…성패 열쇠 '일반주주'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 위한 500억원 자금조달
최대주주 참여 11.1%…특수관계인 참여여부 몰라
일반주주 유상증자 참여 부정적 영향 끼칠 수도
공개 2021-04-09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0: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해 12월 합병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국전약품(307750)이 4개월 만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와 전자소재 개발에 쓰일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이라지만 상장 기업이 단기간 내 추가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은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에 더해 최대주주 청약률이 불과 11.1%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유통주식수 증가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반주주들의 청약참여가 저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전약품은 기명식보통주 95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예상모집가액은 주당 5300원으로 모집총액은 504억원이다.
 
 
 
예상 조달금액 504억원 중 281억원은 원료의약품(API)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API 제2공장 설립에, 194억원은 2차전지 전자소재 생산을 위한 시설과 설비투자 용도로 활용된다. 53억원 가량은 API 원료 구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에 일반주주들의 참여가 부진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 후 4개월 만에 이뤄지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인데다가 최대주주의 참여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전제약은 대신밸런스제6호스팩과 합병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스팩을 통한 만큼 일반 상장에 비해서 자금조달 금액이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96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후 넉달 만에 5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투자 유치가 아닌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 주식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유상증자 결정은 이달 1일 장 마감 후 공시됐는데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림세였다. 1일 종가 6780원에서 6일 6520원으로 3.8% 떨어졌다.
 
더구나 최대주주인 홍종호 국전약품 대표이사의 유상증자 참여율이 낮다. 홍 대표이사는 신주인수권 매각대금을 통해 청약에 참여한다는 방침인데 이는 유상증자 배정물량에 11.1%에 불과하다.
 
국전약품의 주주 구성으로 봤을 때 유상증자 성공여부는 최대주주 참여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전약품은 홍종호 대표이사가 54.51%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인 형제 홍종훈 이사가 14.98%, 홍종학 이사가 9.3%, 어머니인 심순선씨가 1.98%를 보유하고 있다. 홍종호 대표이사와 홍종훈 이사, 홍종학 이사 이외에는 5% 이상 주주도 없으며 전체 주주 수에서 소액주주 비중은 99.8%에 달했다.
 
 
 
‘책임경영’의 입장으로 볼 때 11.1%의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청약참여는 일반 투자자들의 유증참여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분 26.26%를 갖고 있는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실제 티웨이항공(091810)의 경우 지난해 7월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나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004870)의 청약참여율이 25.61%에 그치는 등 전체 구주주 청약률이 52.09%를 기록하자 최대주주 청약 참여율 저조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유상증자를 포기했었다. 이후 티웨이홀딩스 3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며 자금을 확보, 9월 재도전한 티웨이홀딩스의 유상증자에 100% 참여했으며 티웨이홀딩스는 67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물론 업종차이나 실적 등을 고려하면 국전약품과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유상증자 당시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악재로 인해 최근 매출(지난해 3분기 누적)이 전년 동기 대비 64% 줄어든 2270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47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국전약품은 매출이 2018년 649억원, 2019년 734억원, 2020년 806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영업이익 역시 2018년 46억원, 2019년 56억원, 2020년 58억원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특히 NH투자증권(005940)이 잔액인수인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실권주가 많이 발생하면 비용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유상증자는 마무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전약품 측은 경구용 치매치료제 후속 사업과 API·전자소재 생산시설 확충, 연구개발 강화 등의 매출 실현을 위해 현재가 자금조달에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대주주 유상증자 참여의 경우 최대한 청약할 수 있을 만큼 청약하겠지만 개인 주주로서 한계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최대주주 지분율 하락이 유통주식 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전약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으로 일반 투자자들은 단기간의 주가 하락세가 염려되겠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매출실현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며 “실권주를 인수하는 NH투자증권이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 대금이 납입되는데 문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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