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전환' 와이지-원, 쌓이는 재고자산에 늘어가는 재무부담
재고로 인해 운전자본 비중 증가
재고 축소 통해 부담 줄여야
매출 회복 필요…전망은 불투명
공개 2021-03-03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09:3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와이지-원(019210)의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출 부진으로 재고자산이 늘며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탓에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특히 전방산업인 항공·선박·자동차의 침체된 사업 환경을 고려하면 큰 폭의 매출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재고 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와이지-원의 지난해 매출은 3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가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71억원, 당기순이익은 -327억원으로 각각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가 전체적인 영업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와이지-원은 ‘제조업의 기초사업’이라고 불리는 절삭공구(금속 또는 비금속을 가공할 때 사용) 중 솔리드(Solid) 타입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자동차·항공·전자·기계 등 다양한 부문의 수요 발생과 국내·북미·유럽 등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2019년까지 외형성장을 기록해왔다.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연결 기준 매출은 2015년 3219억원, 2016년 3347억원, 2017년 3866억원, 2018년 3909억원, 2019년 4280억원으로 증가세였다.
 
수익성은 2018년을 기점으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2015년 영업이익률은 12.2%, 2016년 12.5%, 2017년 15.3%로 꾸준히 상승했으나 2018년 11.7%로 다소 하락한 뒤 2019년 3.1%로 급락했다.
 
최저임금 상승·주52시간 근무제로 인한 인건비 상승, 생산라인 충주(신공장)이전과 독일 Tech 센터 설립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 제품평가 손실과 미국총판의 비경상손실 인식 등 비용이 증가한 탓이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방산업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중단과 최종 수요처·유통총판의 재고 보유 최소화 정책 등 영향으로 성장하는 매출이 꺾이면서 결국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사업구조 상 운전자본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매출 감소는 특히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와이지-원은 제품을 다수의 해외 판매망과 국내 도매공구상에 공급해 재고부담이 큰 편이며 주요 원자재는 수입에 의존하기에 결제가 빠른 편이다. 실제 매출채권 회전기간은 2017년 95일, 2018년 90.1일, 2019년 70.6일로 점차 짧아지고 있으나 재고자산 회전기간은 2017년 166.3일에서 2018년 225.7일, 2019년 249.8일로 점차 늘어났다. 이에 같은 기간 운전자본 1회전기간은 2017년 232.5일, 2018년 279.3일, 2019년 287일을 기록했다.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원가로 인식한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133억원으로 2019년 (82억원) 대비 62.3% 늘어났다.
 
문제는 매출 감소로 재고 축소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재고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데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재고자산 회전기간은 278.1일을 기록했고 운전자본 회전기간은 330.5일로 늘어났다. 제조 후 1년이 지나야 현금이 유입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인서트(Indexable) 타입 관련 투자와 서운산단부지 매입, 미국총판 인수, 송도사옥·연구소 건축, 솔리드 타입 증설, Tech 센터·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도 진행됐으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와이지-원의 연평균 자본적지출(CAPEX)은 654억원에 달했다.
 
재고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며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적지출 발생은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로 이어졌다. 2015년 27억원 이후 2016년 -282억원, 2017년 -424억원, 2018년 -503억원, 2019년 -455억원으로 2015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는 외부 자금조달 필요성을 키웠고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4961억원으로 5000억원에 육박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57%를 기록했다.
 
물론 지난해 대부분의 투자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자산매각과 자금조달 등이 차입관리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 신규 사옥 이전에 따른 기존 연구소 매각(예상가 165억원)이 예상되며 지난해 12월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통해 20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전환상환우선주의 경우 와이지-원이 상환권을 보유하면서 자본으로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는 운전자본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운전자본의 큰 영향을 미치는 재고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와이지-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운전자본 부담 경감을 위한 재고축소를 위해 그동안 노력해왔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재고가 감소했다”라며 “또한 매출이 늘어나면 재고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회복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생산라인 확충과 고부가 하이엔드(High-end) 제품 판매 증가 가능성이 긍정적 요인”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둔화와 주 수요처인 선박, 항공, 자동차업계의 침체된 영업환경을 감안할 때 당분간 영업실적 회복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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