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캐피탈마켓포럼)"코로나19, M&A 기회의 장"
"제자리에 있는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냐"
"위기 상황이라고 위축되지 말고 기회로 생각하고 나서야"
공개 2020-10-21 17: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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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기범 기자] "경기 하강기(Downturn)에는 비용 경쟁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여지가 많기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 역시 많다"
 
최원표 Bain&Company대표가 21일 IB토마토가 개최한 '2020 캐피탈마켓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IB토마토
 
최원표 베인&컴퍼니 대표의 말이다. 그는 인수·합병(M&A) 관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제 환경이 오히려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경기 하강기에 이뤄진 투자가 다른 시기보다 일반적으로 높은 수익이 나왔음을 근거로 들었다. 이를 위해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PEF)는 기존 포트폴리오 분석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21일 최 대표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로나 19가 지나간 자본시장, 기회요인과 조달 전략'을 주제로 한 2020 캐피탈마켓 포럼에서 'M&A시장 트렌드와 성공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가장 심했던 2009년은 어느 해보다도 투자하기 좋았던 해였다"면서 "투자 수익률 차원에서 본다면 어느 해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을 달성했다"라며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경기 침체기에는 매력적인 기업들도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력적인 기업들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거의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최 대표는 "매도자(Seller)가 팔려고 하지 않았던 자산도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팔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M&A를 빈번하게 하는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의 금융위기 시 M&A횟수는 큰 차이를 보였다. 출처/베인앤컴퍼니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M&A횟수를 기준으로 볼 때 경기 침체기에는 기업들의 M&A 성향에 따라 거래 횟수가 차별화되는 모습이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가장 심했던 2009년, M&A를 빈번하게 했던 회사들의 거래량은 2007년 대비 22%가량 줄었다. 반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47% 줄었다. 2009년에 인수한 기업들의 투자 성적도 좋았다. 총 투자수익률배수(MOIC)를 기준으로 볼 때 당시 인수한 기업들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28%로 2008년 8%, 2010년 19%, 2011년 21% 등과 비교할 때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경제 위기 당시 기회를 잡았던 기업들은 향후 10년 뒤에도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회를 잡았던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14%씩 늘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6% 성장보다 2배 이상 좋은 실적을 냈다. 특히 좋은 사례로 디즈니의 마블 인수를 꼽았다. 2009년 2분기 디즈니는 콘텐츠 제작 업체 마블을 인수, 향후 디즈니가 종합 콘텐츠로 시장 선두가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2000년대 경쟁 업체에 도전을 받았던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하고 글로벌 콘텐츠 업체 지위를 강화했다"면서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최 대표는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다양한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전술(tactics)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현금으로 100% 인수하기보다는 지분투자, JV 등이  많이 일어나야 하고, 투자 파트너의 폭을 넓혀 연기금, 패밀리 오피스 등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M&A거래에서 기업들은 처한 상황에 따라 규모 확대, 사업부 매각 등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출처/Bain&Company
 
그는 기업이나 PE들에 이미 보유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리뷰를 주문했다. 경제가 침체하더라도 포트폴리오 전략 원칙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회사들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리뷰하고 M&A를 추진해야 한다. 방향성이 불분명한 회사들은 M&A에 나서기 전 냉정하게 기업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위기 상황이라고 해서 위축되지 말고, 기회로 생각하고 나서야 한다"면서 "대신 M&A를 나서기 전에 좀 더 냉정하게 리뷰를 하고 투자 회수를 할지, 회사를 키울 것인지 혹은 가지고 있는 역량을 M&A해야할지,  아니면 키울 것인지가 첫 번째 스텝"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자들에게 M&A를 위한 모니터링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최 대표는 "(의사결정자들에게)그 회사는 인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다른 회사들은 지금의 상황을 기회로 보고 M&A에 뛰어들 수 있다"면서 "제자리에 있는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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