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두둑한 현대백화점, SK바이오랜드 지분 확대 나서나
대형 M&A 후 지분 40% 언제나 확보
바이오랜드, 화장품·식품·바이오 관련 원료 보유…사업 유연성 높아
공개 2020-08-24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0일 18: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뷰티·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최근 SK바이오랜드(052260) 지분을 사들이며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합병(M&A) 후 행보, 그룹 내 SK바이오랜드의 위치 등을 두루 고려했을 때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이 SK바이오랜드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주요 회사를 M&A 할 경우, 대부분 지분율을 40% 이상 가져갔다"면서 "경영 철학 등을 고려했을 때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로 편입한 SK바이오랜드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지난날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HCN(현대에이치씨엔(126560))을 통해 SKC(011790)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경영권 포함)를 1205억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SK바이오랜드 지분은 적은 편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계열사 지분율을 40% 이상 보유한다. 현대리바트(079430), 한섬(020000) 등의 경우, 인수 당시 지분율이 40%를 밑돌았지만 꾸준히 지분을 매집하며 현대리바트는 41.2%, 한섬은 45.4%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게다가 인수주체인 현대HCN은 유료방송을 KT(030200)(KT스카이라이프(053210))에 매각하며 5500억원+α가 들어오기에 실탄도 넉넉하다. 현대HCN이 SK바이오랜드 지분 15%를 20일 종가인 2만6050원을 기준으로 시장에서 매입한다고 가정한다면 585억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자금이 충분한 현대HCN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은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인수 기업들에서 생기는 이익도 많이 먹는 스타일"이라며 "이번에도 과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백화점그룹의 M&A는 특이하다. 여느 기업들과 달리 차입을 일으키지 않고 M&A를 한다. 남에게 돈을 빌려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만든 현금을 바탕으로 M&A를 한다. 
 
현대홈쇼핑의 M&A 행보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홈쇼핑은 2011년 리바트, 2012년 한섬, 2014년 현대L&C 등을 꾸준히 인수했다. 한섬과 현대L&C 인수 시 각각 4200억원, 3680억원이 소요됐음에도 차입을 일으키지 않고 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 회사를 인수했다. 추가 지분 매입시에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현대홈쇼핑 상각 전 영업이익 추이. 단위 : 억원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현대HCN도 유사하다. 현대HCN이 유료방송을 시작할 당시 현금이 없었다. 2006~2008년 연평균 현금 창출력이 62억원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주식 교환방식으로 충북방송과 대구중앙케이블티비북부방송, 관악케이블티브이방송을 차례로 합병했다. 2009년 이후 매년 현금을 120억~130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는 상황이 되자 보유 현금을 활용해, 디지털비컨, 새로넷방송, 토탈엔터테인먼트네트워크(TEN) 등을 인수했다. 
 
두 계열사의 사례는 현대백화점의 경영 방식을 잘 보여준다. 좋은 회사를 인수해 돈을 벌고, 이후 지분율을 높인 후 M&A를 한다.   
 
현대백화점은 '토털 라이프 케어 기업'이 되기 위해 SK바이오랜드를 인수했다. 뷰티 및 헬스케어를 키워 기존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와 시너지를 모색할 방침이다. SK바이오랜드는 건강기능식품 소재, 화장품 소재, 바이오메디컬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회사와 시너지를 내기 용이하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현대그린푸드(005440), 홈쇼핑, 백화점 등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는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유연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면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를 발판삼아 뷰티 및 헬스케어 계열사를 추가 편입할 계획임을 비춰볼 때 현대백화점이 SK바이오랜드 지분을 추가 매집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이런 모습이 현대백화점 스타일이기도 하다"라고 내다봤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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