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곳간' 채운 우미건설, 새로운 부동산 투자 트렌드 만드나
이지스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지분 획득 활발
시공권 획득 등 새로운 사업기회 얻기 위한 포석
공개 2020-08-10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11: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우미건설이 이지스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부동산자산운용사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며 전통적인 방식의 주택분양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부동산투자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잰걸음이 한창이다. 우미건설은 그동안 안정적으로 다져온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부동산자산운용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미건설 등 몇몇 건설사들이 단순히 분양만 하고 빠지는 전통적인 형태가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관리 및 운영도 영위할 수 있는 주택사업을 염두에 두는 등 미래 먹거리 선점에 고민이 많다”라며 “운용사 지분을 사들이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미건설 재무지표. 출처/서울신용평가
 
우미건설은 건설사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부동산자산운용사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회사로 꼽힌다. 지난해 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3대 주주에 올랐고 그 외에 캡스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에도 지분투자를 벌여뒀다. 
 
6월 말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의 3대 주주는 우미건설 계열 우미글로벌이다. 우미글로벌은 지난해 말 이지스자산운용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 9.5%를 얻었다. 지분율 순위에서 창업주인 고 김대영 의장의 부인인 손화자씨(1대 주주),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이사의 뒤를 잇고 있다. 
 
또한 우미건설 계열사인 청진건설은 캡스톤자산운용 주식 9만8000주를 사들여 지분 9%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동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분투자 외에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금액도 약 833억원에 이르러 다양한 방식으로 자산운용업과 협력관계를 맺어두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우미건설이 투자해둔 자산운용사들의 지분 가치가 오르면 투자에 따른 효과를 볼 수도 있고, 또 자산운용사가 참여하는 건설사업에 시공권을 따내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미건설은 이와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이천 물류센터 개발, 대구 오피스 리모델링 시공권 확보 등의 일부 성과를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주택사업 위주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는데 운용사와 협력을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기회를 찾은 셈이다.
 
우미건설이 이처럼 부동산자산운용사에 활발하게 투자를 벌일 수 있는 배경은 곳간에 차곡차곡 쌓아둔 현금 덕분이다. 
 
우미건설의 현금 및 금융상품 금액은 2019년 말 2779억원으로 총차입금 851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현금 및 금융상품 금액은 2017년 2687억원, 2018년 3445억원으로 꾸준히 넉넉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반면 총차입금은 2018년 1913억원에서 2019년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한 투자운용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에 기반한 건설업 특성상 현금흐름의 가변성이 큰 편”이라며 “그러나 우미건설은 지난 3~4년 동안 주택사업 성과에 기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지속하는 등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왔다”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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