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 '첫 주유소 리츠'로 공모리츠 불씨 살릴까
재간접리츠 아닌 실물자산 편입으로 향후 주가 상승 기대
현대오일뱅크의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안정적인 임대차계약 맺어
공개 2020-07-29 11: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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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코람코자산신탁의 '주유소 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실물 자산 편입을 앞세워 공모리츠시장의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부동산펀드의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국내 최초의 실제 주유소를 기초 자산으로 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내달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다만 길고 안정적인 임대차계약을 강조했지만 임대료 상승비율이 낮은 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이 내놓는 주유소 기반의 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다른 리츠와 달리 실물 자산을 편입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앞서 상장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나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 재간접리츠 형식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구조. 출처/코람코자산신탁
 
재간접리츠는 부동산을 기초 물건으로 두는 수익증권 지분에 투자하는 형태다. 하반기 상장이 예정된 리츠 가운데 켄달스퀘어리츠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간접리츠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달리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현대오일뱅크의 주유소 187곳과 SK네트웍스(001740)의 차량정비소 78곳 등을 실물 자산으로 편입한다. 이외에도 SK네트웍스로부터 맥도날드, 버거킹, 다이소 등의 임대차계약을 승계 받았으며 잔여 임대차계약은 약 3~5년 정도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로부터 매입한 주유소를 유동화하기 위해 조성한 리츠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300여곳에 이르는 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주요 임차인인 현대오일뱅크와 SK네트웍스와 신규 계약을 맺어 10년의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또한 임차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매각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매각예상금액이 장부상 매입원가 및 매각 부대비용을 밑돌면 중도에 매각할 수 없도록 해 안정성을 높였다.
 
재간접리츠와 달리 향후 리츠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내년 1분기 100% 리츠로 구성된 ETF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새 ETF를 구성할 기관투자자들이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를 편입하면 해당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반면 재간접리츠는 복층재간접펀드로 분류돼 일반 공모펀드의 투자를 받을 수 없다. 투자대상이 펀드의 수익증권인 집합투자증권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재간접리츠로 분류되지 않아 향후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받는 데 용이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주요자산인 주유소의 임대료 상승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187곳의 임대료는 6년차에 한 차례에 한해 1.5% 상승한다. 차량정비소 78곳의 임대료가 6년차 이후부터 매년 1.5%씩 높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28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8월5일부터 7일까지 청약을 모집한다. 공모예정금액은 1066억원이며 공모주식수는 2132만주다. 일반투자자가 51.6%, 기관투자자가 48.4%의 지분을 가지게 된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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