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충북소주 매물로…매각 논의는 스톱?
코로나19 본격화되며 잠시 매각 중단
'효자사업부'였던 충북소주, 2018년·2019년 실적 악화
공개 2020-05-18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6: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충북 지역 '시원소주'를 생산하는 계열사 충북소주를 매물로 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많은 매각 건이 그러하듯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저가 매각을 피하기 위해 매각 절차를 잠시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비수익자산, 비수익 계열사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충북소주를 내놨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헐값 매각 가능성이 커져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2018년 이후 충북소주의 실적은 그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충북소주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억원 감소한 178억원이다. 2018년, 2019년 기록한 180억원 수준 매출은 2007년 수준이다. 2008~2017년 사이 충북소주의 매출은 200억~ 2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줄어든 까닭은 △음주문화 간소화 △김영란법 안착 △주 52시간 근무제 안착 △제사에 대한 인식변화 △혼술/홈술 트렌드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영업의 질도 소폭 악화됐다. 2018년, 2019년 충북소주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6%, 5.1% 수준으로 롯데칠성의 평균영업이익률인 3.8%, 4.7%와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유형자산 손상차손으로 20.6억원을 인식했다. 유형자산 손상차손은 사용가치를 근거해 인식했다. 사용가치가 줄어들다 보니 앞으로 유입될 현금이 줄어들 것을 반영한 셈이다. 
 
게다가 재무상태도 악화되고 있다. 2017년 말 29.2%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2019년 36.4%까지 늘었다. 차입금 수준은 그대로지만, 매년 적자행진으로 잉여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충북소주는 장덕수 중부매일 회장이 2004년 8월 설립했다. 2005년 백학소주와 합병한 이후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고, 대표 브랜드인 '시원소주'는 충북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장 회장은 "지금의 규모로는 4~5년 뒤 나타날 파고를 견뎌낼 자신이 없다"라며 2011년 4월 롯데칠성에 주식 100%를 350억원에 매각했다. 
 
롯데칠성이 인수한 이후 충북소주는 매출은 정체됐지만, 알찬 회사였다. 롯데그룹의 일원이 된 이후 충북소주는 2017년까지 8.1~12.8%의 영업이익률을 내며 롯데칠성 내 '효자사업부'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2~2017년 롯데칠성의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인 6.7%를 적어도 1.4%p 이상 웃돈 것이다. 
 
다만, 충북소주는 여전히 180억원의 연매출과 4~5%의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으며, 제조 부문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렇기에 제조 역량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탭핑을 시도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롯데칠성의 리더십 체제 변경 역시 M&A, 지분매각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올해 롯데칠성은 부문별 대표이사 체제에서 통합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3년 만에 회귀한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통합 대표이사 체제에서 M&A나 지분매각이 잦았던 반면 사업 부문 별 각각 대표이사를 뒀을 때는 M&A와 관련된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 사업부 별로 대표이사를 뒀던 2018년, 2019년 주목할 만한 인수 건은 하나 있었다. 2018년 10월 파키스탄에서 음료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RIAZ BOTTLERS (PRIVATE) LTD의 사업분할합병을 통해 설립된 LOTTE AKHTAR BEVERAGES LTD의 지분 52%를 484억원에 인수하는 건이다.
 
하지만 이는 2017년 12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행됐을 뿐이다. 이와 더불어 2017년 통합 대표이사 체제에서는 음료용 생수 제조 및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산수음료(현 산청음료)인수 건도 있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충북소주 매각을 진행한 적이 없다"면서 "올해 음료, 주류 사업부 통합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공장효율화를 진행하던 중 이 같은 소문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