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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레버리지 규제 완화, 신용도에 부정적
금융당국, 카드사 레버리지한도 6배에서 8배로 완화
이익창출 규모 증가보다 자본적정성 저하 영향 더 클 것
공개 2020-04-22 17: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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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카드사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레버리지비율 완화가 현실화되면서 업계는 반기고 있지만 카드사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됐다.
 
22일 한국기업평가는 규제 완화에 따른 카드사 레버리지 확대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수익기반 확대에 따른 이익창출 규모 증가, 외형확장 등 긍정적인 영향보다 자본적정성 저하, 경쟁강도 상승, 저수익자산 확대로 인한 총자산순이익률(ROA) 하락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카드사 주요 규제완화 내용. 출처/한국기업평가
 
2012년 이후 카드사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모 한도 6배로 레버리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20일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발표해 레버리지한도를 8배까지 확대했다. 다만 레버리지가 7배 이상 도달 시 이익배당 등 자기자본 감소 행위를 제한하고 과도한 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총자산 계산 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는 등 급격한 자산 증가를 막는 완충 방안도 포함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레버리지한도 완화로 인해 자본적정성 저하를 가장 우려했다. 자본적정성은 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회사 신용도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평가요소로, 그동안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나빠졌음에도 강한 자본규제를 바탕으로 한 우수한 자본적정성 때문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실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029780)·KB국민카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 현대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는 AA(안정적), 롯데카드는 AA-(안정적)로 전업계 카드사 7개 모두 양호했다.
 
카드사별 레버리지배율과 자본완충력배율. 출처/한국기업평가
 
하지만 이번 조치로 레버리징 여력이 크게 확대하면서 단기간 유의미한 수준으로 자본적정성이 저하될 경우 카드사 신용도의 부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경쟁강도 상승과 저수익자산 확대에 따른 ROA 하락 가능성도 우려했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선임연구원은 “외형 확대의 니즈가 큰 카드사를 중심으로 지출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저수익자산 중심의 레버리징에 따른 ROA 훼손과 자동차 금융과 같은 저수익·비카드 영업자산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할 경우 자산포트폴리오 전반의 운용 효율 악화도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별 카드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한도 완화에 따른 외형 확대의 속도와 방법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고배당 정책을 이어오던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는 이익배당이 제한되지 않은 7배 미만 수준으로 레버리지배율을 관리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현대캐피탈의 존재로 일시불 결제로만 자동차금융을 취급하는 현대카드는 카드자산 위주의 자산 성장을 예측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배당 제한에 대한 부담이 적고 사세 확장에 대한 니즈가 큰 만큼,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설 것으로 봤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레버리지배율 한도 규제 완화에 따른 각 카드사별 외형성장 속도, 자산구성 변화, 운용효율 및 비용관리능력 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함과 동시에 영업자산 확대를 통한 긍정적 효과와 자본적 정성 및 ROA 저하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를 신용도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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