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하는 태영건설, 재무건전성 악화 어쩌나
인적분할 후 악화되는 재무건전성…신용등급에 악영향
공개 2020-02-26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8: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본래의 사업 분야인 건설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인적분할로 인해 단기간에 재무건정성은 급격히 악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거론된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투자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신설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칭)와 건설 사업을 영위하는 존속법인 형태의 태영건설로 인적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말 이뤄지는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태영건설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만큼 지주사가 분리되고 주력 사업인 건설에만 집중, 효율성 확보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분할 시 부동산 개발 관련 자회사들은 모두 태영건설에 남기 때문에 추후 사업 진행에도 차질은 없다.
 
태영건설 분할 전후 지분 구조. 출처/한국신용평가
 
태영건설은 건설, 환경, 물류, 레저, 방송 등 다양한 산업에 진출해 있지만 주력은 건설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매출의 74.01%가 건설에서 나왔다. 지난해 판매관리비 증가와 종속법인의 대손상각비 반영 이슈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어든 4012억원, 당기순이익은 55.4% 감소한 1089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전망은 나쁘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과 경기 침체로 주택부문 사업 환경에 대한 변동성이 커졌다. 태영건설의 주택부문 사업성은 양호하다고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태영건설이 진행 중인 주택사업장 세대 수 기준 분양률은 97.8%로 광명역세권복합단지, 광명역 어반브릭스, 창원 어반브릭스 등은 역세권 개발과 연계돼 채산성이 높아 단기적인 매출 증가와 영업수익성 개선이 예측된다.
 
올해 추진되는 사업도 긍정적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및 양산사송지구 공공-민간 공동택지개발사업은 공공택지를 공급받는다. 공공택지는 공공기관이 토지 조성부터 분양까지 관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고 미분양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및 양산사송지구 사업 도급액은 1조1490억원에 달한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예정 사업을 보면 사업성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중단기적으로 현 수준의 영업실적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재무건전성이다. SBS미디어홀딩스(101060), TSK코퍼레이션, 블루원, 태영인더스트리, 평택싸이로 등 태영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종속·관계기업투자 주식이 신설회사인 티와이홀딩스로 이전되는 동시에 기존 차입금은 전액 태영건설로 귀속되면서 재무부담이 증가한다.
 
지난해 9월 말 별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분할 전 태영건설은 총자본 1조352억원, 부채총계 1조7358억원, 차입금 6881억원인데 분할 후에는 종속·관계기업투자주식 4965억원(장부가기준)이 티와이홀딩스로 넘어가 총자본은 5431억원으로 줄어든다. 부채총계와 차입금은 변동이 없기 때문에 부채비율은 분할 전 167.7%에서 분할 후 319.6%로 차입금 의존도는 24.8%에서 30.2%로 상승하게 된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인적분할이 존속법인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부채비율 등 확대된 레버리지 지표도 예상대로 개선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재무구조 개선과 차입 부담 완화가 계획 대비 불충분해 중기적으로 적정 수준의 재무안정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신용등급은 조정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반면 태영건설 측은 현재까지의 주택 분양, 입주 성과와 앞으로 추진되는 주택 사업의 사업성을 볼 때 영업수익성으로 충분히 차입금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분할로 인해 일시적으로 재무 부담이 늘 수 있겠지만 그동안 태영건설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해왔고 올해도 좋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재무건전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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