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 애쓰는 코웰패션…자사주 매입 만으론 부족
PER 10배 내외…증권사 연구원 “12배가 적절”
자사주 50만주 장내 취득 결정…소각으로 이어져야
공개 2020-01-29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5: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코웰패션이 중간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을 이용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높은 수익률을 지니고 있음에도 주가가 저평가 받고 있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주가부양 지속을 위해 자사주 소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코웰패션(033290)은 자사주 50만주 장내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 예정액은 약 27억원이다. 
 
 
 
코웰패션은 지난해 중간배당도 했다. 이번 자사주 취득분을 포함하면, 2019년 배당 및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비용은 약 170억원에 이른다. 잉여현금흐름(FCF) 컨센서스의 약 40% 규모다. 즉, 사업에 필요한 운전자본과 투자비용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의 40%를 주주가치 제고비용으로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코웰패션 1년 간 주가추이. 출처/네이버금융
 
이론적으로, 자사주 취득은 회사 측이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보내는 신호로 이해할 수 있다. 투자자를 유인하는 셈이다. 특히 이익창출이 안정적이고 자금유출입 변동성이 낮은 기업이 자사주 매입 등을 적극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코웰패션의 매출 약 90%가 내수 패션산업에서 창출된다.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직접 기획한 제품에 빌려온 브랜드를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단순 납품하는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보다 수익창출 등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산은 중국·베트남 등지의 임가공업체에서 이뤄지며, 주로 홈쇼핑을 통해 판매된다.
 
‘캐시카우’ 사업을 보유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패션산업 매출의 50% 내외가 생활필수품인 언더웨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40%는 골프웨어 등 스포츠웨어이며, 10%는 가방 등 잡화품이다.
 
결국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 흥행요인은 확보한 브랜드 가치에 달려있다. 현재 코웰패션은 리복, 아디다스, 푸마, 캘빈클라인(CK) 등 유명 브랜드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계약기간은 대체로 1~2년으로 구성돼있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브랜드일수록 국내 소비자에게 높은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어 소비자 유인이 수월하다”면서 “검증된 브랜드력 기반 시장 안착이 용이하며 글로벌 브랜드 입장에서도 로열티수수료 수취 계약 구조는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코웰패션은 이같은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매년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매출확대로 고정비 부담이 옅어진 2016년부터 매출의 10% 내외가 잉여현금으로 쌓이고 있다. 동 시기 배당이 시작된 이유다. 그 외 현금을 이용해 투자부동산 등도 늘리고 있다. 2015년 161억원 가치였던 투자부동산은 지난해 3분기 654억원으로 불어났다.
 
코웰패션과 계약한 브랜드들. 사진/코웰패션 온라인 쇼핑몰
 
반면, 주가는 저평가를 받는 모양새다. 동종업인 ‘섬유, 의류, 신발, 호화품’ 섹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인데, 코웰패션 PER은 10배 내외를 기록 중이다. 범위를 좁혀도 비슷하다. 코웰패션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섬유, 의복, 신발 및 가죽제품 소매업’으로 등록돼있는데, 이들 중 흑자를 내고있는 상장사 6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5~16배다. 코스닥 기업으로만 한정해도 13배 내외에 이른다.
 
반면,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외려 높다. 이들 6개 사의 2018년 ROA 평균은 7.8%, ROE는 11.8%로 집계됐다. 반면 코웰패션의 동 기간 ROA는 16.89%, ROE는 26.8%를 기록했다. 그만큼 수익률이 높았다는 의미다. 단순 지표로만 보면,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낮다는 해석도 일부 가능한 셈이다.
 
하누리 KB증권 연구원은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밸류에이션을 했을 때 목표주가 도달 시 PER은 12배가 된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웰패션 주가부양이 지속적인 효과를 보이려면 결국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론상 자사주 취득이 유통수를 줄인다는 측면에서 주가부양정책은 맞다”면서 “다만, 되팔수 있으므로 그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웰패션은 이번 매입 예정량을 포함해 자사주 317만주를 보유하게 된다. 발행주식총수의 3.5%다. 실제 코웰패션은 지난 2016~2017년에 자사주 256만주를 매입 후 소각한 바 있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계획은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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