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품은 LG유플러스, '재무리스크' 수면위
사업시너지 점진적 발현
차입금 증가 막을 수 없어
공개 2020-01-02 10:00:0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0일 12: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LG유플러스(032640)의 CJ헬로비전(LG헬로비전) 인수가 당장의 성과보다는 재무부담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월 CJ ENM(035760)은 자회사인 CJ헬로비전의 지분 50%+1주를 LG유플러스에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11월 공정거래위원회와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건부 승인이 떨어지면서 지난 24일 지분 양수도 거래가 확정됐다. CJ헬로비전은 LG헬로비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LG유플러스는 이로 인해 가입자 기반 확대를 통한 콘텐츠 구매비용 절감·마케팅시너지 제고 등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436만명이고 LG헬로비전은 420만명이다. IPTV와 케이블TV로 차이는 있지만 단순 합했을 경우 가입자 수는 856만명, 점유율 24.9%로 늘어난다. KT(030200)와 KT스카이라이프의 31.5%에 이은 2위다.
 
LG유플러스 스마트홈 실적.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주력 사업은 무선(통신서비스)이지만, 정부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 압박 등 통신요금 규제와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스마트홈(IPTV+초고속인터넷)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3분기 스마트홈 매출은 5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IPTV 가입자 수는 436만명으로 11.5%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423만명으로 5.4% 늘어났다.
 
내년 이후부터 5G에서 비용보다 많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스마트홈 분야의 수익기반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수 성과가 당장은 발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콘텐츠 교섭력 증대나 이동통신 기반의 마케팅 경쟁력 강화 등 사업 시너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LG헬로비전의 실적이 연결 기준으로 LG유플러스에 편입되는 효과가 크지 않다. 3분기 누적 연결기준 LG헬로비전의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LG유플러스 영업이익 4991억원에 비해 규모가 작다.
 
정부가 인수를 승인하면서 LG유플러스의 주요 5G와 LTE요금제(무제한 제외)를 모든 알뜰폰사업자(MVNO) 도매가로 제공해야 하는 조건을 걸면서 이로 인한 수익성 저하도 예상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J헬로비전 가입자들의 LG유플러스로 이동과 방송·통신 사업자 간 경쟁 완화 등으로 장기적인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라면서도 “단기적으로 CJ헬로비전 피인수 후 이익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 차입금 관련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더구나 재무부담 확대는 피할 수 없다.
 
LG유플러스는 LTE 전국망 구축 영향으로 지난 2014년 말 순차입금이 4조4711억원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투자 부담이 줄고 LTE 수익에 기반한 잉여현금 누적으로 지난해 말 순차입금을 2조5712억원까지 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5G 네트워크 구축 투자, 주파수 대금 지급 등의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며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3조1558억원까지 증가했다. LG헬로비전 인수금액 8000억원과 LG헬로비전 순차입금 5265억원이 편입될 경우 차입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2016년부터 매년 2400억원 이상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내며 꾸준한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며 차입금을 상환해왔지만 올해 대규모 투자로 인해 9월 말 FCF가 -92억원으로 전환되면서 당분간 차입금 상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CJ헬로비전 인수 후 케이블 플랫폼의 경쟁력 제고 및 영업 확대를 위한 초기 투자 비용 발생 시 자금 소요가 예상보다 증가할 수 있다”라며 “다만 영업현금창출능력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저하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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