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연내 매각 확실시…박삼구·금호가 손에 쥘 돈은?
HDC현산-미래에셋 컨소, 사실상 협상 승리
금호, 불확실성 떠안아 향후에도 난항 예상
공개 2019-12-23 09:10:0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10: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연내 매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특별손해'를 구체적으로 명시, HDC현대산업개발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 딜에 능하다는 박삼구 전 회장이라도 핀치에 몰린 이상 별다른 수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19일 딜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관계자는 "일정이 예상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하며 27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출처/뉴스토마토
 
HDC현대산업개발(294870)-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서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002990)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12일까지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를 내지 못했지만, 목표로 했던 연내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 인수 협상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후가 진짜 협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여러 쟁점이 있었다. 예비입찰 시 정보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노후화 문제, 항공기 리스 계약서 문제, 소송 문제 등 우협 과정에서도 여러 이슈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협상은 사실상 HDC현대산업개발의 승리다. 쟁점이 된 구주가격과 특별손해배상한도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의견이 모두 반영됐기 때문이다. 구주 대가는 3200억원, 특별손해배상 한도는 구주 가격의 10%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3200억원이 아쉬울 수 있다. 이는 1주당 약 4658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액면가 50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수전 초반 구주 가격은 1조원까지 거론됐었다. 
 
또한 소송에 대한 불확실성도 대부분 떠안았다. 금호산업은 앞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명확한 플랜을 세우기도 어려워졌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소송은 주요 소송 4건을 포함해 총 24건이다. 이 중 예측이 어려운 △화물에 대한 유류할증료 담합 혐의로 피소된 집단소송 △게이트고메코리아와의 국제중재위원회 중재 건을 제외해도 소송가액은 약 400억원이다. 특히 화물 유류할증료(화물 운송요금)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 건은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이 3200억원을 쥐더라도 약 650억원에 달하는 돈이 빠져나갈 예정이다. 케이프투자증권, 에어서울,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대금의 대부분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이 담보다. 현재 남은 차입금은 총 645억원에 달한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가치로 계상한 2984억원보다 실제 쥐는 현금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의 주요 주식담보 차입 내역.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
 
박삼구 전 금호 회장은 더욱 초라하다. 박 전 회장은 직접 보유한 1만주를 매각할 경우 현금으로 4800만~5000만원을 쥘 전망이다. 1억원도 채 되지 않는 액수다. 그렇다고 금호산업이 매각 대금을 배당하진 않을 것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 중 일부는 금호산업으로 유입될 예정"이라며 "이 자금으로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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