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피치 골드만삭스 전무 “적극적인 IB 디지털 혁신 필요”
자본시장연구원 컨퍼런스 세션 발표
"디지털 혁신은 인재에서…인재 영입 전 인프라 구축 필요해”
공개 2019-10-02 19:56:4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2일 19: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니콜라스 피치(Nicholas Peach) 골드만삭스 전무이사가 IB 디지털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여의도에 있는 콘래드호텔에서 개원 22주년 기념 컨퍼런스 ‘금융투자산업의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을 개최했다.
 
세미나 2부 세션에서 니콜라스 피치(Nicholas Peach) 골드만삭스 홍콩 전자 트레이딩 전무이사는 ‘글로벌 IB의 디지털 혁신 사례 : 골드만삭스 경험’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데이터 분석 툴인 ‘마퀴(Marquee)’를 핵심 사례로 들었다. 마퀴는 골드만삭스 내부에서 사용되던 트레이딩 가격 및 분석 툴을 외부에 공개한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본시장 내에서 이용되는 다양한 팩터를 클러스터링하고, 이를 통해 적합한 주식이나 전략 등을 투자자에게 적시 제공한다.
 
골드만삭스가 제공한 발표자료 중 마퀴 소개 자료. 사진/김태호 기자
 
투자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자본시장 내 다양한 팩터를 동시 고려하다 보면 적확한 전략 수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주식시장 내 상장 종목이 약 3만4000개에 이르며 이 중 2만개는 하루에 20회 미만으로 거래된다. 1만개는 수동매매에 1시간이 넘게 소요되며, 9천개는 2% 이상의 호가가격단위(Tick Size)를 지니고 있으며, 1500개는 가격이 1000틱(Tick) 넘게 움직인다. 마퀴는 제반 팩터 등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피드백한다.
 
거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일례로 대형투자자의 경우 여러 거래를 동시 진행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전화 등으로 브로커에게 거래 제반 사항 등을 매번 물어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통적으로는 국가, 시가총액, 섹터, 주식 변동폭 등을 보고 해당 주식을 다른 주식과 비교한 다음 과거의 경험에 입각해서 조언했는데 이는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퀴의 경우 클러스터가 근접할수록 유사성이 높으며 이는 곧 거래전략 등도 유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라며 “마퀴를 통해 적합한 주식거래 방법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엠바 샌드 나스닥 자문서비스의 글로벌 헤드가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태호 기자
 
그 외에도 니콜라스 전무이사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자연어 처리(NLP) 기술이 있다. 그에 따르면 오디오 알고리즘을 피드백해 발화자의 정서나 감정 등을 추출할 수 있고, 이는 컨퍼런스콜에서의 비정형 데이터, 즉 음성 등을 숫자처럼 처리해 예측 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에 따르면, 몇 년 전 학계에서 자연어 처리를 통한 감정 분석으로 최고재무관리자(CFO)의 어닝콜 정확성을 예측한 결과가 있다. CFO가 발표 중 추임새를 많이 이용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등에 대한 정확도를 분석한 것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과거 데이터의 정형-비정형 분석을 통한 이상감지가 가능하며, 이는 트레이딩 실수 예방에 적용될 수 있다. 더불어 아마존 혹은 넷플릭스처럼 적절하면서도 적확한 제품을 투자자에게 제공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혁신에는 명확한 데이터 추출 등을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일단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여러 업종에서 수요가 크다”라며 “그러나 인재 채용은 쉬워도 유지가 쉽지는 않으며 이는 우리도 경험한 실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가 영입 전에 이들이 안정적·생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반 인프라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며 “인프라 마련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행사에는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 김용태 금융감독원 핀테크혁신실 부국장 등이 참여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축사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전체 고용의 10%에서 25%를 ICT 전문 인력으로 채용하지만 한국 비중은 전체의 3%에서 5% 내외에 불과하다”라며 “금융투자산업이 더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금조달 규제 개선, 면책제도 정비,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등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