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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PIC '빅딜' 헐값매각?…삼일Pwc 가치평가 논란
전문가 의견 반영시 적정가 '8079억~1조3000억원 수준'
단순 환율·WACC 가정, 평가서 신뢰 하락 요인
공개 2019-08-1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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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9년 08월 13일 15: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SKC(011790)가 알짜 사업부문인 화학사업부문 지분을 매각한 가운데 적정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계법인이 10%로 지나치게 높게 산정한 시장프리미엄을 전문가들이 언급한 7% 수준으로 바꿀 경우 4700억원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SKC가 쿠웨이트 PIC에 화학 사업 부분의 지분을 적정가격보다 싸게 팔았다는 관측이다. 또한 미래 환율을 가정할 때 사용한 데이터가 한곳에 불과해 개선의 필요성 역시 제기됐다. 
 
7일 SKCPIC는 쿠웨이트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 K.S.C.)에 새로 발행한 98만주(49%)를 5358억원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SKCPIC는 SKC 화학사업부가 물적분할한 회사다. SKC는 물적 분할의 목적을 "화학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라고 밝혔다. SKC의 컨퍼런스콜 자료에 따르면 화학사업부의 적정 밸류에이션을 EV/EBITDA에 7.9배의 멀티플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SKC가 산정한 SKCPIC 가치의 적정성 여부는 삼일회계법인이 평가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적정 가치를 측정하며, 절대적 가치평가 기법인 DCF(현금흐름할인법) 모형을 활용했다. 물적 분할 후 양도한 주식의 가치가 적정한지를 평가하기 위함이다. 
 
DCF모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할 때 핵심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구하는 부분이다. WACC는 주주의 기대수익률과 타인 자금의 조달 비용을 고려해 산출한다. 예를 들어, SKC가 2025년 이후 회사가 벌어들일 모든 영업이익을 추정할 때 사용한다는 의미다. WACC에 따라 미래 소득은 크고 민감하게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삼일회계법인을 WACC를 구하며,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을 이용해 자기자본 비용을 구했다. 한국의 시장수익률은 11.85%, 한국의 무위험 이자율은 1.83%로 산정했다. 시장프리미엄은 시장수익률에서 무위험 이자율을 차감해 결정한다.(11.85%-1.83%=10.02%) 삼일회계법인 측은 "블룸버그에서 제공하는 한국의 무위험이자율(Rf) 및 시장수익률(Rm)을 적용하여 시장위험 프리미엄(Market Risk Premium)을 산정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다는 근거는 달랐지만,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는 "블룸버그의 시장위험 프리미엄을 보상 개념을 측정하든, 주가 수익률로 측정하든 조회한 숫자보다는 낮아야 한다"면서 "역사적인 수준보다는 낮아져야 하며, 시장수익률은 5% 수준이 적당하다"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체 분석 툴이 없는 삼일회계법인은 복수 2인 이상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데이터를 사용하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이 제시한 데이터는 무위험이자율은 지나치게 낮고 시장수익률은 역으로 지나치게 높다"라고 지적했다.  
 
두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한국의 시장수익률을 5%로 가정을 바꿔 가치를 산정한다면 결과치는 크게 달라진다. 적정 WACC는 3.71%, 영구 흐름의 현재가치는 1조 7274억원, 자기자본의 가치는 2조 155억원이 나온다. 그 결과, PIC에 판 지분 49%의 가치는 9876억원이 산출된다. 민감도 분석을 통해 구한 적정 기업가치의 범위는 8079억~1조3000억원이다. 
 
4대 회계법인의 다른 회계사는 "특수관계자가 아닌 SKC와 PIC가 딜을 했다면 그 자체로도 적정 가격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삼일 PWC의 평가 보고서는 논리를 보강하기 위해 더 많은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Wacc를 변경에 따라 바뀐 SKC화학사업부 기업가치.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1곳만 인용한 환율…펀더멘털 흔들리는데? 
 
DCF모델로 기업 가치를 측정할 때 환율, 세율, 유가 등 주요 거시경제에 대한 가정을 세운다. 삼일회계법인은 향후 거시경제 상황을 가정하며, △블룸버그 △EIU △Nexant △S&P Global Platts △Facts Global Energy △IHS Markit 등을 정보의 원천으로 활용했다. 다만, 환율은 EIU의 예측치만 활용했다. 반면 유가는 S&P Global Platts, Facts Global Energy, IHS Markit 등 3개 기관의 유가 전망치 평균값을 적용했다. 
 
환율 예측을 하나의 데이터로만 한 것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은 관행에 따라 했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통화에 관한 예측은 EIU 공신력 있는 기관이기에 주로 인용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회계법인에서도 '관행적'으로 가치평가 시 환율은 단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10대 회계법인의 이사는 "DCF모형을 가정할 때 블룸버그 자료를 주로 참고한다"면서 "여러 곳의 자료를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을 둘러싼 요인들은 그전보다 크게 복잡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 전문가들은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들의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여 년간 꾸준히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던 경상수지 흑자가 반도체 부진, 중국 성장 둔화 등으로 7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 증가, 역대 최고 수준의 국채 가격 등도 장기적으로 환율의 움직임을 가볍게 한다. 또한 미·중간 정치 대립, 한·일간  정치 갈등 역시 장·단기 적으로 환율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대한민국을 둘러싼 쉽지 않은 경제 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원·달러 환율 상승은 1997년 자유변동환율제 도입 이후의 환율 상승기들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낼 것"이라며 "외환 및 금융이 아닌 펀더멘털 위기에 대한 우려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1110~1130원 사이의 박스권 움직임을 자주 보인 원·달러 환율의 역사성과 '오를 땐 찌르듯이, 내릴 땐 무겁게' 등과 같은 격언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유익선 한화자산운용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미국의 정치에 크게 변화가 없다면 정치적 흔들기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경제적인 상태(Status)는 정치적 요인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PO의 수출 증가와 수출 중심인 전방 산업을 감안할 때 환율 가정을 단순하게 할 경우, SKCPIC의 미래현금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는 곧 SKCPIC 기업가치 평가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주, 채권자 등이 지니고 있는 딜과 관련한 궁금증이 있다"면서 "외부 기관의 평가 보고서를 공시는 이를 해소하는 기능이 있는데, 현재와 같은 가정을 통해 평가를 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져 공시의 기능이 퇴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한 회계사는 "가치평가 보고서는 대충 만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실무적으로 끼워 맞추기 부분도 존재한다"라고 언급했다. 
 
EIU가 예상한 주요 거시경제지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박기범 기자 5dl2la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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