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완전 자회사 편입' 초읽기
9월 중순 우선매수청구권 발효…지분매입 위한 추가차입 필요
공개 2019-08-05 09:0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13: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세아베스틸(001430)이 세아창원특수강 잔여 지분 매입을 위해 차입금 1000억원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세아창원특수강은 세아베스틸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올해 9월18일부터 신영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세아창원특수강의 잔여지분 12.46%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게 된다.
 
현재 세아베스틸은 세아창원특수강의 지분 87.2%를 보유하고 있다. FI 보유 지분을 매입하면 자사주 제외 10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우선매수청구권 발효는 세아창원특수강 인수 당시 FI와 체결한 계약에 의해 발효된 것이다. 세아베스틸은 2015년 1분기에 포스코로부터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 지분 54.8%를 4399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세아베스틸이 인수한 지분 중 30.9%는 포스코로부터 인수한 보통주고, 나머지 23.9%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재무적투자자의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전환우선주다.
 
본래 세아베스틸은 FI 보유 우선주를 제외하고 포스코가 보유한 지분 중 52.3%만을 인수하려 했다. 그러나 우선주는 인수계약 이전 포스코가 단행한 프리IPO성 유상증자로 발행된 만큼, IPO 실패시 동반매도청구(Drag-Along)를 할 수 있는 권리가 걸려있었다. 포스코보유의 포스코특수강 지분도 제3자에게 팔 수 있게 된 셈이다.
 
세아베스틸이 보유한 100톤 규모 전기로에서 쇳물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세아베스틸
 
즉, 세아베스틸이 포스코 소유의 포스코특수강 지분을 매입하려면, 결국 FI의 전환우선주 23.9%도 동반 매입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여기에 포스코가 '노조 달래기'로 선제 매입했던 포스코특수강의 우리사주지분 3.6% 매입 문제도 있었다.
 
즉,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마무리 지으려면 기존 계획과는 다르게 약 80%의 지분을 매입해야 될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인수자금이 충분하지 않았던 세아베스틸은 우선 미래에셋 등 FI가 보유 중인 전환우선주 23.9%, 우리사주지분 3.6%을 매입했다. 이후 포스코로부터 본래 매수하기로 했던 보통주 52.3% 중 절반가량인 27.3%만 매입해, 총 54.8%의 지분을 갖게 됐다.
 
대신, 세아베스틸은 미처 인수하지 못한 지분을 향후 보유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신영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했고, 이들은 잔여 지분 24.9%를 인수했다. 세아베스틸은 이들의 보유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포스코의 잔여 보유 지분 19.9%에 대한 콜옵션 약정도 맺었고, 이를 2016년에 발효했다.
 
FI와의 중간정산기준일은 2017년 12월이었다. 세아베스틸은 2017년 12월에 중간정산을 신청해, 신영증권 등 새 FI가 소유한 지분의 절반인 12.43%를 약 1000억원에 매입했다.
 
이로써 세아베스틸이 보유한 세아창원특수강 지분은 인수 당시 54.8%, 포스코 콜옵션 19.9%, FI 보유 지분 12.4%를 더해 현재 보유 지분인 87.2%에 이르렀다.
 
중간 정산 당시 지분 매입 대금은 차입으로 조달했다. 이에 세아베스틸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총차입금(금융리스 포함)은 2017년도 1891억원 늘어난 7135억원이 됐다.
 
세아베스틸이 FI의 남은 지분을 우선매수 할 수 있는 권리는 오는 9월 발효된다. 세아베스틸이 해당 지분을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잔여 지분을 매입할 경우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는 만큼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분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이 이미 상당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남은 지분도 매입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잔여 지분 매입이 이뤄질 경우, 세아베스틸은 중간정산때와 마찬가지로 1000억원 가량의 추가 차입금을 조달해야 될 상황이다.
 
세아베스틸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등 현금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직전연도보다 51.4% 감소한 104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의 가동률 증가로 철스크랩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철스크랩 가격은 킬로그램(kg) 당 416.9원으로 직전연도보다 약 20% 가량 비쌌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고, 때문에 세아베스틸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EBITDA는 지난 2017년 1분기보다 17%가량 줄어든 378억원을 기록했다. 철스크랩 가격은 2분기부터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아베스틸 잉여현금흐름(FCF). 출처/한국기업평가
 
세아베스틸 차입금이 증가하게 되면, 세아베스틸 지분 58.94%를 갖고 있는 세아홀딩스(058650)와 세아베스틸의 연결 기준 차입금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 세아홀딩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차입금은 1조6480억원이며, 차입금의존도는 29.6%다.
 
다만, 자금 조달 자체는 무리 없을 전망이다. 담보 제공 여력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세아베스틸이 보유한 유형자산 가치는 9323억원이며, 이중 3161억원만 담보로 설정돼 있다. 담보차입금도 500억원에 불과하다. 정산일도 2020년 3월18일이므로 당장 차입금이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인수 계획부터 자금조달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아베스틸은 저금리 기조에도 회사채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최근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세아베스틸은 이번 발행한 회사채 중 1200억원은 차환용으로, 300억원은 기업어음(CP) 상환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철스크랩 등 원부재료 구매 비용으로 지출할 예정이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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