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상우 기자]
LF(093050)가 식품·금융·부동산 등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지만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사업은 부진하다. 지난해 10월 가동한 가산 데이터센터는 올해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작년 8월 투자한 부산 장림 데이터센터가 반등 카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LF)
가산 데이터센터, 본격 가동에도 적자…수익성 확보 과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는 올해 상반기 매출 108억원, 반기순손실 1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8억원, 당기순손실은 278억원이었다. 데이터센터 운영이 본격화된 이후 매출 규모는 확대됐지만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한 모습이다.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는 LF가 지분 66.41%를 보유한 종속기업으로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센터 개발 및 임대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됐다. 회사는 2022년 7월 데이터센터 착공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2월
LG유플러스(032640)와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준공을 마치고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 초기 발생하는 비용은 수익성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수익은 18억원에 그친 반면 영업비용은 174억원에 달했다. 영업손실은 1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가운데 감가상각비는 73억원으로 42.00%를 차지했다. 여기에 영업손실 규모의 78.41%에 해당하는 금융비용 123억원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수익성에 부담을 더했다. 2024년에는 손익계산서상 금융비용이 계상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부담이 이어졌다. 상반기 말 부채는 3858억원으로 지난해 말(3783억원) 대비 1.98%(75억원) 증가했다. 자본은 반기순손실 177억원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말(1112억원) 대비 15.94%(177억원) 감소한 93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340.15%에서 412.64%로 72.49%p 상승했다.
해당 사업을 관리하는 코람코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순영업소득(NOI) 기준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운영 안정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주요 설비의 테스트와 가동 안정화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가동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를 기반으로 감가상각비를 반영한 회계상 수익성도 개선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LF는 부산 장림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케이스퀘어부산장림데이터센터PFV에 100억원을 출자해 지분 21.79%를 확보했다. 부산 장림 AI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은 현재 사업부지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으며, 본착공을 위한 설계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기술 및 임차 수요 변화를 고려해 설비 구성과 공간 활용, 공사 효율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람코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산은)국내 해저 광케이블의 90% 이상이 경유하는 입지적 강점과 전력자립도 217%를 기록한 특성이 더해져, 글로벌 CSP(Cloud Service Provider)와 금융·콘텐츠 기업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역"이라며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전력 수급 제한과 주민 민원 등으로 신규 공급이 제한되고 있는 반면, 부산은 해저 광케이블과 육양국(해저케이블 접속국)이 집적된 국내 최대 통신망 허브도시로, 일본·중국 등 아시아 주요 거점과 직접 연결되는 지리적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계획으로는 설계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한 뒤 2027년 본착공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르면 2029년 말~2030년 초 준공 및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패션 부문 성장세 제한적…식품 부문은 흑자전환
LF는 주력인 패션사업을 기반으로 식품·금융·부동산 등 비패션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패션산업이 소비 위축과 경기 변동, 온라인 플랫폼 경쟁 심화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특정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상반기 사업별 성과는 엇갈렸다.
식품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1823억원으로 전년 동기(1833억원) 대비 0.55%(1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은 65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회사는 LF푸드를 통해 국내외 식자재를 유통하고, 엠지푸드솔루션을 통해 소스류와 시즈닝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금융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842억원으로 전년 동기(811억원) 대비 3.82%(31억원) 증가했다.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은 239억원으로 전년 동기(264억원) 대비 9.61%(25억원) 감소했다. LF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을 중심으로 부동산 신탁과 리츠, 자산운용 등 금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력인 패션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6913억원으로 전년 동기(6780억원) 대비 1.97%(13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은 662억원으로 전년 동기(661억원) 대비 0.20%(1억원) 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와 관련해 LF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브랜드별 제품력과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는 한편, AX 기반 수요 대응 및 고객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헤지스·마에스트로·아떼 등 핵심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별 성과가 엇갈리는 가운데 전사 실적은 개선됐다. LF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9273억원으로 전년 동기(8860억원) 대비 4.66%(41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5억원으로 전년 동기(744억원) 대비 19.00%(141억원) 늘었다.
향후 사업 운영 방향과 관련해 LF 관계자는 <IB토마토>에 "LF는 핵심 사업인 패션을 근간으로 하되 식품·부동산 등 각 사업이 보유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며 "식품은 소싱·제조·유통·B2C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성장 기반을 넓히고, 부동산 역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과 수익성을 지속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패션 사업 확장이 반드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각 사업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비패션 사업 확장이 무조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면 장기적인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무리한 인수합병이나 문어발식 확장은 재무 부담을 키우고 핵심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사업다각화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사업에 진출하느냐가 아니라 각 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우 기자 msangwoo0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