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도시은 기자] 엔키화이트햇의 기업공개(IPO)를 맡은
신영증권(001720)이 직접 투자한 회사의 공모가까지 산정하면서 기업가치 평가의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상장 주관계약을 맺은 후 지분 투자에 참여한 신영증권은 공모가가 높아질수록 기존 보유 지분의 평가가치도 커지는 구조다. 공모가 산정에는 이익 규모가 가장 큰 2029년 추정 실적과 국내보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해외 비교기업까지 반영됐다. 투자자로서의 이익과 주관사로서의 책임이 맞물렸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평가의 근거와 이해상충 관리 방안이 주요 검증 대상이다.
(사진=신영증권)
상장주선인이자 '주주'…이해상충 꼬리표와 인수 부담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키화이트햇은 지난 8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영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을 맡았으며, 보통주 170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한다. 희망공모가는 1만 3000~1만 6500원, 공모 예정금액은 221억~280억 5000만원 규모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다음 달 3~9일, 일반청약은 12~13일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IPO 주관 실적이 없는 신영증권으로서는 실적 공백을 해소할 거래다. 동시에 상장 전에 투자한 자금의 회수 기회를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4월2일 엔키화이트햇과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5월30일 약 8억 3000만원을 직접 투자했다.
신영증권이 현재 보유한 엔키화이트햇 보통주는 13만 3788주다.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반영한 주당 취득가격은 6167원으로, 희망공모가 하단의 절반 수준이다.
관련 투자조합을 통한 지분도 함께 얽혀 있다. 신영증권이 위탁운용사(GP)를 맡은 '신영 Pre-IPO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 역시 같은 시기 8억 2000만원을 투입해 지분을 확보했다. 신영증권의 직접 보유분과 조합 지분을 합한 공모 전 지분율은 3.02%다.
공동주관회사 선임 기준인 5%에는 미달하지만, 신영증권이 상장주선인이자 주주이고 관련 투자조합의 GP라는 점에서 공모 과정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어 공정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신영증권도 공모가에 주식을 인수하는 부담을 진다. 공모주식의 3%인 5만 1000주를 약 6억 6000만~8억 4000만원에 취득해 상장 후 3개월간 보유해야 한다. 청약 미달 잔여주식도 자기자금으로 인수하며, 이 경우 잔여주식 인수 수량만큼 추가 의무취득 물량이 줄어든다. 공모가가 높아질수록 수수료와 기존 지분의 평가가치는 커지지만, 의무인수에 투입하는 자금과 상장 후 가격 변동 가능성도 함께 늘어난다.
2029년 이익·해외기업 PER 반영…공모가 적정성 도마
핵심 쟁점은 공모가 산정의 근거가 된 '2029년 추정 순이익'의 타당성이다. 신영증권은 엔키화이트햇의 2029년 추정 순이익 약 184억 5000만원을 연 19%의 할인율로 3.5년간 할인해 현재가치 약 100억 4000만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비교기업 평균 PER 24.86배와 적용주식 수를 반영해 주당 평가가액 2만 1955원을 도출한 뒤, 24.85~40.79%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공모가 범위를 제시했다.
엔키화이트햇은 공모가 산정에는 이익 규모가 가장 큰 2029년 실적을 적용했다. 회사는 고객 확대와 제품별 매출 성장 효과를 반영한 중장기 사업계획의 마지막 추정연도인 2029년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3개사의 평균 PER는 약 18.34배인 반면, 해외 2개사의 평균 PER는 약 34.63배다. 상대적으로 PER가 높은 해외기업이 포함되면서 전체 적용 배수 24.86배로 높아졌다. 국내 비교기업만 적용했을 때보다 주당 평가가액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동일한 추정이익과 적용주식 수를 전제로 국내 3개사의 평균 PER만 적용하면 주당 평가가액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엔키화이트햇의 최근 매출과 연간 영업이익은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2024년 약 79억 5000만원에서 지난해 약 141억 8000만원으로 78.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약 9억 7000만원에서 34억 80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54%로, 최근 3개년 동안 연간 영업흑자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4억 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59%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억 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7억 9000만원보다 줄었다. 고객사의 보안 예산 집행과 프로젝트 수행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반면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등은 연중 발생하는 사업 특성이 반영됐다.
상반기 순손실에는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파생상품평가손실 22억 2000만원이 포함됐다. 회사는 지난 7월 잔여 RCPS의 보통주 전환을 완료해 관련 부채를 자본으로 대체했다.
결국 엔키화이트햇이 2029년 추정 실적을 실제로 달성해 공모가에 반영된 성장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회사의 실적 달성 여부와 함께, 기존 주주이자 주관사인 신영증권이 투자금 회수와 주관업무 사이의 이해상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이번 IPO의 신뢰성과 공모가 적정성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