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신소재, 영업익 4배 뛰었지만…유휴설비·풋옵션 '이중고'
TCO 타겟 가동률 14%…고정비 부담 지속
메자닌 조기상환으로 상반기 995억원 유출
주가 반등 없으면 잔여 955억원 풋옵션 부담
공개 2026-09-17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4일 17: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나노신소재(121600)가 올해 상반기 이차전지와 반도체용 소재 사업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태양전지용 소재 사업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전지용 소재인 투명전도성산화물(TCO) 타겟 설비 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14%에 그쳤고, 태양전지 소재 부문 매출도 1억원까지 쪼그라들며 유의미한 실적 없이 고정비 부담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2023년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이 최근 주가를 크게 웃돌면서 투자자의 조기상환 청구에 따른 현금유출 압박까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노신소재 본사 전경. (사진=네이버 로드뷰 캡처본)
 
TCO 타겟 가동률 저조…태양전지 소재 매출도 '뚝'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신소재가 이차전지와 반도체용 소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태양전지용 소재 부문의 낮은 가동률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노신소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92억원으로 전년 동기 517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3.9배 늘었다. 이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와 반도체용 화학적기계연마(CMP) 슬러리 수요 증가가 실적 회복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태양전지용 소재의 설비 가동률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노신소재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외에도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에 쓰이는 투명전도성산화물(TCO) 타겟 소재를 생산 및 공급하고 있는데 해당 소재 설비의 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14%에 그쳤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2023년 26%, 2024년 15%, 2025년 21%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래프=AI 제작·IB토마토)
 
가동률 부진은 고스란히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태양전지 소재 부문 매출은 2023년 7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22억원 대비 95.5% 급감해 사실상 사업으로서의 존재감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발 저가 소재의 공급과잉으로 태양광 업황 자체가 악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TCO 타겟 설비의 가동률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이차전지와 반도체 부문에서 개선한 수익성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기차 캐즘으로 위축됐던 전방산업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커졌지만, 태양전지 소재 설비의 낮은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계속되면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TCO 타겟 설비 가동률이 14%에 그친 것처럼 낮은 수준이 장기간 이어지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사 수익성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사업의 실적 개선 폭이 더 크다면 태양전지용 소재 부진이 전체 실적을 훼손하는 정도는 제한적일 수 있어 향후 태양광 시장의 회복 가능성과 수주 전망을 냉정하게 판단해 설비 축소나 효율화 여부를 결정하고 수익성을 견인하는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메자닌 조기상환에 995억 유출…유동성 저하 '우려'
 
실적 회복의 이면에서 나노신소재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는 2023년 하반기 발행한 대규모 메자닌(주식연계채권)이다. 당시 회사는 제4회·제6회 전환사채(CB)와 제5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총 1950억원을 조달했다. 규모는 각각 제4회 CB 620억원, 제6회 CB 330억원, 제5회 BW 1000억원이다.
 
해당 CB와 BW는 지난 3월21일부터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졌다. CB 전환가액과 BW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모두 10만 9198원으로 최근 주가를 크게 웃돌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전환보다 조기상환을 택할 유인이 커진 상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 풋옵션 행사가 잇따르며 제4회 CB 300억원, 제6회 CB 30억원, 제5회 BW 665억원 등 총 995억원이 조기상환됐다.
 
문제는 이 같은 현금 유출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풋옵션 행사 가능일이 3개월마다 반복해서 돌아오는 구조인 데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제4회·제6회 CB 잔액 620억원과 제5회 BW 잔액 335억원, 합산 955억원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이 여전히 주가를 큰 폭으로 웃도는 만큼 투자자들이 잔여 물량에 대해서도 추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오는 21일이 다음 풋옵션 도래일이어서 남은 955억원에 대한 대규모 현금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자닌 조기상환 우려가 커지는 사이 나노신소재의 유동성 지표는 이미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75억원 대비 30.1% 줄었다. 2023년 2682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40% 넘게 축소됐다.
 
다만 실적 개선에 힘입어 현금흐름 자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55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하고도 잉여현금흐름(FCF)은 4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을 웃돌 만큼 주가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메자닌 조기상환 부담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나노신소재의 주가는 4만원 후반대에 머물며 CB 전환가액과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인 10만 9198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잔여 955억원 규모 메자닌에 대한 조기상환 청구 유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향후 풋옵션이 추가로 행사될 경우 올해 상반기 1590억원까지 줄어든 현금성자산은 한층 더 축소되며 유동성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메자닌의 조기상환이 계속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현금흐름과 유동성 관리"라며 "이미 상당한 규모의 풋옵션이 행사된 상황에서 추가 상환까지 이어진다면 단기적으로 현금이 빠져나가면서 성장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보유 현금과 영업현금흐름을 우선 점검하고 불필요한 투자를 조정하면서 상환 일정에 맞춰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IB토마토>는 이와 관련해 나노신소재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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