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중소형 생명보험사가 대면영업 채널에서 전속설계사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새 회계 체계서 독립 설계사인 법인보험대리점(GA) 영향이 커져 왔던 상황이다. 올해부터 GA 판매수수료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탓에 전속설계사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전속 채널은 해당 규제에 대한 충격이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소형사의 이러한 추세는 더 확산될 전망이다.
(사진=동양, ABL, 흥국, KDB 각 사)
ABL·동양·흥국 등 전속설계사 증가…KDB생명도 확대 목표
14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19개 생명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총 7만 6890명으로 전년도 동기 7만 2487명 대비 6.1%(4403명) 증가했다. 전속설계사는 독립적인 GA 설계사와 달리 특정 보험사 안에 소속돼 해당 보험사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대면 영업 채널이다.
올해 나타나는 특징은 중소형사 중심으로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많이 증가한 곳과 그 수는 ▲ABL생명 2765명(+515명) ▲흥국생명 953명(+257명) ▲
동양생명(082640) 2002명(+116명) ▲메트라이프생명 3717명(+325명) ▲AIA생명 1034명(+293명) 등으로 나온다.
ABL생명의 경우 GA 마케팅을 강화하는 대신 전속설계사 중심으로 계약 유지율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말까지 전속설계사 3000명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4000명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속설계사를 매달 100명씩 충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는 연간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118명만 증가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전략 변화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은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 합병 작업을 추진 중이다. 자산과 자본 규모가 대폭 증가하게 되는 만큼 영업력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전속설계사 확보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반면 KDB생명은 오랫동안 매각 과정을 거쳐오면서 영업력이 저하, 전속설계사도 감소해 왔다. 올 상반기에는 84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7명 감소했다. 최근 들어서는 매각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는 만큼 영업력 회복에 나선 상황이다. 전속설계사 확대와 신인 육성 체계 강화 방침을 알렸다.
'1200%룰' 확대 등 GA 수수료 규제 강화…전속설계사 부담 덜해
보험업계는 지난 2023년 회계 기준이 IFRS17으로 바뀐 뒤 영업 채널에서 GA 영향력과 의존도가 매우 커져 왔던 상황이다. 이전 회계서는 사업비(신계약비)를 이연해서 상각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7년이었지만 IFRS17에서는 보험계약 기간 전체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초기 부담이 줄어 신계약 영업이 활성화됐다.
GA 채널을 활용하는 양상은
한화생명(088350),
미래에셋생명(085620) 등과 같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전략에 따라 자회사형 GA(한화생명금융서비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등)를 따로 설립하고 전속설계사를 분리하는 형태가 있다. 자회사형 GA를 두지 않는 곳은 일반 GA와 협업을 늘리는 식이다.
원수 보험사 입장에서는 GA와 판매수수료 등을 협상해야 하는데, GA 위상이 올라가고 있던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GA 판매수수료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사 영향으로 전속설계사가 부각된 것이다.
본래 1200%룰(초년도 수수료 제한)은 원수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수수료(원수 보험사와 전속설계사 관계 포함)에만 적용되고 있었는데, 올 7월부터는 GA가 내부 설계사에 지급하는 것까지로 범위가 확대됐다. 규제 측면에서 GA 설계사와 전속설계사 사이에 존재했던 차별점이 없어진 셈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속설계사는 1200%룰 규제가 이미 적용되고 있었던 부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특히 신인 설계사 중심으로 전문적인 역량을 강화하고 육성하는 쪽으로 집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GA 판매수수료와 관련해 내년에는 4년 분급 규제(2029년에는 7년)까지 도입된다. 계약 초기(1년~2년)에 과도하게 집행되는 수수료를 장기간 나눠서 지급하라는 뜻이다. 선지급 비중을 줄이고 계약 유지율을 높인다는 목적에서다.
전속설계사는 설계사에 대한 수수료 배분 구조 등에서 상대적으로 제도 관련 불확실성이 적고 그에 따라 재무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금흐름에도 상대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GA 채널에서 과열된 영업 경쟁에 대한 부담 완화 효과도 함께 언급된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원수사는 GA 중심으로 지속됐던 신계약 경쟁으로 보험금 예실차 부진이나 보험계약마진(CSM) 배수 하락 등이 나타남에 따라 채널 효율성 관점에서 전속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규제차익 소멸과 높은 안정성으로 이전보다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