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0만달러 베팅…비만·당뇨 4개 적응증 정조준마일스톤은 장기 분할지급 "재무체력은 충분""2주 1회 투약, 부작용 적어" 시장경쟁력 '기대'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JW중외제약(001060)이 중국계 바이오기업으로부터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하며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리지널 전문의약품과 영양수액을 주력으로 삼아온 회사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경쟁에서 실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사진=JW중외제약)
중국 간앤리에 7600만달러 지급 예정
4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Gan & Lee Pharmaceutical)와 GLP-1 수용체작용제(GLP-1RA) 계열 치료제 'GZR18(보판글루타이드)'에 대한 국내 상용화 독점권을 확보하는 기술도입(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8110만달러(약 1100억원)이며 계약금은 500만달러(상반기 지급 및 회계처리 완료)다. 나머지 약 7600만달러는 개발·허가·매출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향후 지급한다.
대상 적응증은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OSA),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등 4개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대사질환 영역 전반을 아우른다. 8110만달러라는 계약 규모는 JW중외제약이 지난 2019년 통풍 치료제 'URC102'를 중국 시메르사에 총 7000만달러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했던 사례보다도 큰 금액이다. 최근 수년간 회사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 가운데 손꼽히는 규모다.
이번 GZR18 도입 또한 자체 신약 개발과 병행되는 파이프라인 다각화 작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해당 계약 외에도 JW중외제약은 지난 2021년 키세이제약으로부터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치료제 포스타마티닙, 2024년에는 자궁근종 치료제 린자골릭스를 도입하는 등 라이선스인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장 전략을 이어왔다.
한편, 회사는 신약 연구·CMC연구센터, 개발·메디칼본부로 이어지는 자체 연구개발(R&D) 조직과 C&C신약연구소, 미국 소재 JW Theriac 등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함께 가동 중이다. 신약연구 총괄은 강진석 CRO, 개발 총괄은 대웅제약·제넥신을 거친 박현진 개발본부장, 임상 총괄은 씨엔알리서치 출신 박수진 메디칼본부장이 각각 맡고 있다. 신약 개발부터 허가·임상까지 이어지는 실행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다.
연구 기간 3년…R&D 버틸 현금성 자산 충분
이번 도입을 계기로 JW중외제약은 비만·당뇨 적응증에 대한 국내 허가용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회사가 공개한 연구개발 현황에 따르면 보판글루타이드는 비만·당뇨병 치료제 각각에 대해 임상 3상 단계, 총 연구기간은 3년이다.
리바로(매출 비중 24.9%), 영양수액(17.0%), 일반수액(10.4%) 등 3개 품목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온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성장·고마진 바이오 파이프라인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관건은 경쟁 환경이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이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등이 선점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압도적 임상 데이터와 생산능력(CAPA)을 바탕으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독보적인 양강 체제로 중국에서 개발된 라이선스인 물질이 국내 허가와 상업화 단계를 거쳐 독자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역시 경쟁 제약사들이 잇따라 GLP-1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후발주자로서 겪을 차별화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R&D 비용 부담도 관건이다. JW중외제약의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431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0.3% 수준이다. 비용별로는 위탁 용역비 등이 34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인건비 52억원, 감가상각비 23억원, 원재료비 17억원이 뒤를 잇는다.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기(14.1%), 전전기(11.7%)에도 두 자릿수를 유지해 온 만큼, 임상 3상이 본격화할수록 관련 비용 집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신약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R&D 비용 증가가 단기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연결 기준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600억원, 현금성자산이 441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도 61%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현재까지는 8110만달러 규모의 마일스톤 지급을 순차적으로 감당할 재무여력은 갖췄다는 평가다.
JW중외제약 측은 <IB토마토>에 "2029년까지 당뇨, 비만 등 적응증 검증이 이뤄질 예정으로 장기간 마일스톤이 분할로 지출되는 것이라 당장의 R&D 관련 지출 부담은 적은 상태"라며 "보판글루타이드는 2주 1회 투약이 가능해 일반적인 비만약(주 1회 투약)보다 편의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임상 데이터에 따른 결과를 보면 부작용도 적어 안정성뿐만 아니라 유효성도 좋다"라며 "충분히 시장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