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원화코인)③법제화해도 안 쓰면 끝…수익성 열쇠는 '실사용'
발행사는 유통잔액·거래소는 거래량이 수익 좌우
달러코인 3000억달러 시장…사용처 확보 숙제
공개 2026-09-03 07:2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1일 17: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1년 넘게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관리,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제한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입법 일정도 잇따라 밀렸다. 특히 은행 중심 컨소시엄이 발행사의 과반 지분을 보유하도록 하는 이른바 '51% 룰'이 여전히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다. 법제화가 늦어지는 사이 은행·핀테크·플랫폼 등 각 업권은 공개 행보를 자제하면서도 제도 시행 이후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IB토마토>는 멈춰선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를 각 업권의 시선에서 들여다보고, 발행부터 유통·결제까지 이어지는 시장의 주도권이 어디로 향할지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정부·여당의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 재개가 예고되면서 금융권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모델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법제화가 곧바로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유통잔액과 거래량, 실제 이용액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돼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패는 발행 자체보다 실제 사용처와 유통 규모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사진=금융위원회)
 
발행부터 결제까지…유통량이 수익 갈라
 
1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멈춰있던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보이면서 은행, 거래소, 핀테크, 카드사 등 각 업권에서도 다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은행과 핀테크, 거래소 등 시장참여자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각각의 수익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본다면 은행은 발행과 준비자산 이자, 거래소는 거래와 교환 수수료, 핀테크 업권은 지갑과 송금, 시스템 기술 수수료, 카드사는 결제와 정산 수수료 등을 주 수익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수익원이 발행부터 유통, 결제, 정산까지 단계별로 나뉜다. 발행사는 준비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주수익원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 초기에서 발행사가 쟁점이 됐던 것도 지급 이자 영향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모에 상응하는 준비자산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예금이나 국채 등으로 운용해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 역시 준비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발행사도 이용자의 달러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자수익을 얻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테더와 서클의 발행 물량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서클 단일 기업의 준비자산만 하더라도 7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 담보형으로, 달러가 담보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은 이미 3000억달러, 한화로 약 400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미국의 은행권이 스테이블 코인에 뛰어드는 이유도 이 같은 유통량에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수익화도 마찬가지다. 유통량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발행사 이자 수익은 유통 잔액으로부터 발생되고, 거래소는 거래량, 결제와 송금 사업자의 경우 실제 결제액이나 송금액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제도화만으론 부족…원화 생태계 구축이 관건
 
시장 확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은 오는 2035년 1조 45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기준 유통량인 3200억달러에서 10년 후 약 5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 본 셈이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제정한 지니어스액트에이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발행 요건과 준비자산 기준 등을 법제화한 데 이어 세부 규칙 제정을 위해서다. 이어 클래리티액트도 표결을 앞두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등록 등을 정하는 시장 구조 법안이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달러의 영향력을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IS에 따르면 지난 5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전체 스테이블코인 가치의 약 98%에 달한다. 달러 표시 스테이블 코인의 지배력이 강해지면서 달러화가 아닌 디지털 형태 달러 자산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보유량이 확대된다면 결제, 송금 등 수요도 확대된다. 달러의 국제적 영향이 늘어나는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는 원화스테이블 코인 발행 유인이 된다. 원화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국내 시장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성장 궤도를 따라갈지는 미지수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사용량이 확대될 경우 통화 정책이나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새로운 금융사업을 육성하는 차원을 넘어 달러 기반 디지털자산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시간 송금 등 기존 시스템 대비 국가 간 거래 속도 향상이 주된 장점으로 꼽히는데, 전통 금융권에서는 이에 대한 시각차도 갈리는 상황이다. 은행권 등에서는 기업 금융에서의 거래에서 사용된다면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시스템에서도 개인 사용자의 송금이나 결제는 어려움이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법제화는 사업의 시작일 뿐 수익성은 유통 규모와 실사용 빈도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업권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통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는 시각도 다수"라면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워낙 거대해 원화 관련 시장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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