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도시은 기자]
현대차증권(001500)이 지난해 162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에도 불구하고 영업용순자본은 증자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주식과 집합투자증권 등 시장성 자산 운용을 확대하면서 총위험액도 함께 늘었다. 한때 600%를 넘어섰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올해 상반기 주식과 집합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위험액이 증가하면서 580% 안팎으로 낮아졌다. 자본확충으로 확보한 완충력을 바탕으로 운용 여력을 키우는 만큼 위험자산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사진=현대차증권)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3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3012만482주를 주당 5380원에 발행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약 1620억원이다. 이후 같은 해 5월 기존 RCPS 잔여분 704만2728주를 상환·소각하면서 약 775억원을 투입했다.
유증 효과로 600% 넘긴 NCR…반년 만에 '뒷걸음'
대규모 유상증자 효과는 곧바로 자본적정성 지표에 반영됐다. 연결 기준 NCR는 2024년 말 478.0%에서 지난해 9월 607.5%까지 뛰었다. 유상증자로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여력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이후 NCR는 다시 낮아졌다. 지난해 말 583.78%로 다시 내려온 데 이어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579.43%로 지난해 말보다 4.3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별도 기준 역시 573.36%에서 569.40%로 하락했다. 자본 감소보다 위험액 증가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영업용순자본은 지난해 말 1조290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3043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총위험액은 5434억원에서 5631억원으로 증가했다. 자본 자체는 확충된 상태지만 영업 확대에 따른 위험 부담이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당초 자본확충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증권은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된 수익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자본확충 이후 신규 영업 확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 방어에만 자본을 묶어두기보다 늘어난 위험인수 여력을 활용해 수익기반을 넓히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영업 확대 효과가 가시화됐다. 연결 기준 순수수료손익은 1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813억원보다 크게 늘었고 순이자손익도 568억원에서 681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지배주주순이익은 400억원에서 593억원으로 48%가량 증가했다.
회사 외형도 커졌다. 연결 기준 자산총계도 지난해 말 12조396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3조1505억원으로 약 7541억원 확대됐다. 자본확충 이후 금융자산 운용과 영업 확대가 이어지면서 전체 자산 규모 역시 반년 만에 6% 넘게 커졌다.
다만 위험인수 확대 과정에서 자산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대상 익스포저는 올해 3월 말 2조5355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3040억원보다 약 2314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요주의 이하로 분류된 자산은 같은 기간 2982억원에서 3976억원으로 33.3% 불었다. 전체 익스포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9%에서 15.7%로 높아졌다.
특히 채무보증에서 건전성 저하가 두드러졌다. 전체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7732억원에서 올해 3월 말 7149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요주의 이하 채무보증은 1115억원에서 1736억원으로 55.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채무보증 가운데 요주의 이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4.4%에서 24.3%로 9.9%포인트 상승했다. 채무보증 총량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익스포저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그룹 영업기반은 버팀목…늘어난 위험을 수익으로 바꿀지가 '관건'
그럼에도 현대차증권은 위험인수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와 임직원을 기반으로 퇴직연금과 자산관리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고, IB에서도 그룹사 기업금융과 회사채 발행 인수단 참여 등을 통해 영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금융 시장 침체로 IB 부문의 외형 확대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품 운용과 기업금융이 일정 부분 실적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임직원과 협력사를 기반으로 한 고객층 역시 비계열 증권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으로 평가된다.
결국 향후 관건은 자본확충 이후 늘어난 위험인수 여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다. 현재 NCR은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인 만큼 단기적인 자본적정성 우려는 제한적이다. 다만 확보한 자본이 신규 영업과 위험자산 확대에 본격 투입되면서 총위험액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정 NCR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총위험액 증가가 적극적인 위험인수 확대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동산PF 비중을 줄이는 대신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의 수익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위험액 증가는 NCR을 약 15%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영업용순자본이 증가하면서 실제 NCR는 전기 말 584%에서 올해 반기 말 579%로 약 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며 "AA- 신용등급에 걸맞은 자산건전성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NCR 수준에서 자본 확충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에도 필요성이 증대될 경우 자본 확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