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2.2조 무형자산 부담…손상 우려에 자산화 축소
자산화로 무형자산 늘자 손상차손 우려도 확대
자산화율 50%대→23%로 제조업 평균 도달
CAPEX 조이고 유증까지…재무구조 개선 본격화
공개 2026-08-1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7일 18:5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한온시스템(018880)이 연구개발비 자산화로 불어난 무형자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산화율을 낮추고 투자 규모도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한 데 이어 올해는 연구개발비 자산화율을 20%대까지 낮추며 추가 손상과 상각 부담을 줄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로 커진 현금흐름 부담을 덜기 위해 CAPEX(자본적지출)를 축소하고 차입금 상환에도 나서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한온시스템)
 
과도한 자산화로 커진 무형자산 손상 우려…자산화율 손보기 나서
 
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이 과도한 개발비 자산화로 인해 무형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손상차손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온시스템의 영업권 및 개발비 등 무형자산 규모는 2조 2105억원으로 총자산의 20.3%에 달한다. 이러한 경우 향후 사업 변동성에 따라 대규모 손상차손이 인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구개발비용은 원칙적으로 발생 즉시 비용으로 처리하지만 개발 단계에서 향후 경제적 효익이 예상되면 무형자산(개발비)으로 인식할 수 있다. 전체 연구개발비용 중 자산으로 처리된 비중을 자산화율이라 하는데 한온시스템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 비율을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손상차손이 현실화되면 기타영업외비용이 커지면서 당기순이익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 여기에 순손실이 누적돼 결손금이 쌓이면 이익잉여금이 줄어들며 자본총계가 감소하고 이는 곧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고객사인 포드가 전기차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개발비 손상차손으로만 1226억원을 인식했다. 이를 포함해 총 2237억원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기록하며 결과적으로 19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새로운 대규모 손상차손은 없었다.
 
자산화율이 높으면 손상차손 위험 외에도 여러 문제가 뒤따른다. 당기 비용으로 반영되는 금액이 줄고 자산이 늘어나는 만큼 손익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질 위험이 있다. 특히 자산으로 처리된 개발비는 내용연수에 걸쳐 감가상각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상각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이에 한온시스템은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적용해 연구개발비 자산화율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실제 자산화율은 2023년과 2024년에 5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40%대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는 23%까지 내려오며 통상적인 제조업 평균 수준(20%대)에 도달했다. 앞으로도 자산화율이 20%대에 머문다면 무형자산 규모의 과도한 확대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개발비 및 영업권 등 무형자산이 총자산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사업여건 변동으로 인한 대규모 손상차손 인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계적 불확실성과 향후 상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연구개발비 자산화율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기존 무형자산은 프로젝트별 사업성과 회수가능성을 모니터링 하며 손상 리스크를 선제 관리하고 있고, 향후 양산 가능성이 명확한 프로젝트 중심의 보수적 자산화를 통해 무형자산 손상차손 및 상각 부담을 건전한 수준으로 제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기술개발·시설투자 재무부담 가중…재무구조 개선 '시동'
 
그동안 과도했던 개발비 지출은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과 맞물리며 현금흐름 전반에도 부담을 키워왔다. 전동화 공조시스템 개발과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6300억원 규모의 CAPEX가 집행됐고, 그 여파로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2821억원, 2024년 -1716억원, 2025년 -3777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회사는 과거 7000억원대까지 치솟았던 개발과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해 연평균 4500억원 내외로 CAPEX를 통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자금소요 관리에 나섰다. 실제로 올해 1분기 CAPEX는 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1967억원 대비 64% 줄었고 FCF도 80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연구개발비 규모 자체도 함께 줄이는 추세다. 과거 연이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연구개발 조직 간 중복 투자 요소가 발생한 만큼 이를 제거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비 관리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1072억원 대비 12.3% 줄었고, 매출액 대비 비중도 0.7%포인트 낮아진 3.4%를 기록했다.
 
현금흐름 압박으로 차입 부담이 커지자 자본 확충에도 나섰다. 2024년과 지난해에 걸쳐 총 1조 583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이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금융비용을 줄였다.
 
그 결과 재무 부담은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조 9488억원으로 유상증자 이전인 2023년 3조 3533억원 대비 4045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04.3%포인트 낮아진 164.6%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 대금을 활용한 차입금 상환 및 실적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과 현금창출력 강화, 전사적인 원가 구조 개선 및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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