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AI 반도체 승부수에 지분법 손실 2.6배
리벨리온 대규모 적자에 SK텔레콤 지분법 손실 확대
적자 장기화 땐 영업권 손상·투자차액 훼손 우려
AI 반도체 성과는 장기전…시장 경쟁력 확보가 관건
공개 2026-06-2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24일 10: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리벨리온의 적자 확대로 실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 올해 1분기 리벨리온 관련 지분법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2.6배 늘었고 적자가 장기화할 경우 영업권 손상과 투자차액 훼손 우려도 커질 수 있다. SK텔레콤은 단기 수익보다 AI 반도체 생태계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리벨리온이 시장 경쟁력을 입증하느냐가 투자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사진=SK텔레콤)
 
지속되는 실적 부진…SK텔레콤 투자차액 손상 가능성 우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벨리온이 사피온과의 합병 이후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폭이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리벨리온의 매출액은 320억원으로 합병 시점인 2024년(103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 역시 872억원에서 1205억원으로 38% 확대됐다. 매출이 급증했음에도 손실 폭이 함께 불어난 셈이다.
 
영업손실 확대의 주된 원인은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 등 2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리벨100' 양산을 앞두고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데 있다. 지난해 R&D 비용은 1198억원으로 전년(817억원)보다 47% 급증했다. 이는 매출액의 3.7배에 달하는 규모다. 리벨100은 리벨리온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는 핵심 제품으로 양산 이전 단계인 만큼 개발 비용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이처럼 R&D 지출이 매출을 압도하는 상황에서는 큰 폭의 외형 성장 없이는 당분간 수익을 내기 어려워 보인다.
 
영업손실에 더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069억원으로 영업손실보다 더 큰 규모를 기록했다. 리벨리온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회계기준을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K-IFRS에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전환권이 파생부채로 분류돼 공정가치로 평가되는데 기업 가치가 오를수록 평가액도 함께 증가한다. 지난해 리벨리온의 기업가치가 3조 4000억원 규모로 불어나면서 파생상품평가손실만 699억원이 발생해 전년(196억원) 대비 3.6배나 급증했다. 몸값이 오를수록 회계상 손실이 커지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그래프=AI 제작·IB토마토)
 
이 같은 리벨리온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확대는 SK텔레콤의 지분법 손실 증가로 직결됐다. 올해 1분기 SK텔레콤의 리벨리온에 대한 지분법 손실은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63억원) 대비 2.6배 확대됐다. 같은 기간 리벨리온에 대한 영업권이 포함된 투자차액도 소폭 감소했다. 투자차액은 크게 영업권과 공정가치 조정액으로 구성되는데 올해 1분기에는 영업권 손상차손 반영 없이 공정가치 조정액의 상각만 이뤄졌다. 실제로 투자차액은 지난해 말 3507억원에서 올해 1분기 3472억원으로 35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으며 이 감소분 전액이 공정가치 조정액 상각에 해당한다.
 
문제는 영업권도 매년 손상 여부를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리벨리온의 적자가 누적되고 현금창출력이 저하될 경우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생기고 이 경우 영업권 손상차손이 반영될 수 있다. 영업권 손상차손은 기타영업외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을 직접 끌어내리는 동시에 자산총계 축소로도 이어진다. 더불어 손상차손으로 인해 투자차액이 줄면서 SK텔레콤의 온전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손상차손 반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리벨리온의 기업가치가 높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실적과 현금창출력 악화로 영업권 손상차손을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투자 장기전…리벨리온 경쟁력 확보 '관건'
 
SK텔레콤은 리벨리온에 대한 투자가 단기 차익 목적이 아닌 AI 반도체 생태계 확보와 기술 협력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리벨리온의 실적 성과가 장기전으로 이어지더라도 SK텔레콤에 대한 재무 부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벨리온의 높은 기업가치 덕분에 외부 자금 조달이 유리한 상황이고 SK텔레콤 자체적으로도 현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SK텔레콤의 영업현금흐름은 1조 632억원으로 현금창출력에 무리가 없는 상태이며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즉시 가용 가능한 자금도 1조 7000억원 수준이다.
 
리벨리온 역시 외부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실탄을 충분히 마련한 상태다. 지난 3월 국민성장펀드 직접 지분투자 1호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총 6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NPU 양산 속도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쟁력 강화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rm, 마벨 등과의 협업을 통해 AI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차세대 NPU 칩 리벨100의 양산이 본격화될 경우 실적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리벨리온 투자가 단기 수익보다는 기술 협력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기 투자 목적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며 당장의 리벨리온 실적 반등 시점이나 투자 회수를 전망하는 것은 투자 목적과 맞지 않는다"며 "전략적 투자자로서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확보를 위해 적극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리벨리온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느냐가 SK텔레콤의 투자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실적 반등 시점 예상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영업이익 등 실적 가시화의 구체적 시점을 현재 단계에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SKT 뿐 아니라 Arm, 마벨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정에 있다"며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단기 수익보다 기술력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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