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급식 딜레마)③식수 줄고 비용 늘자…푸드테크로 돌파구
식수 감소·원가 부담 심화…급식업계 수익성 방어 총력
키친리스·푸드테크 확대…자동화로 고정비 절감
건강식·맞춤형 식단 강화…B2C 신수요 공략
공개 2026-06-0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8일 19: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공공급식은 복지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학교 무상급식이 보편화되고 병원·기업 등으로 확대돼 연간 8조원 규모 산업으로 성장했다. 식자재와 간편식 유통까지 포함돼 몸집이 커진 이 시장은 내수 부진 속에서도 식품·유통기업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다만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제한적인 급식 단가 인상 구조, 공공입찰 중심의 경쟁 환경으로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IB토마토>는 공공급식 산업의 구조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전략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공공급식 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 반면 저출생·고령화 영향으로 식수 인원은 줄어들자, 급식업계는 자동화와 푸드테크를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섰다. 건강식·맞춤형 식단 등 신규 수요 확보에도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삼성웰스토리 2024 푸드페스타에서 관람객들이 자동볶음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재료비 상승은 못 막아도 고정비 절감 '사활'
 
28일 급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의 급식사업은 성장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외형은 성장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원가 리스크가 동반되고, 저출생·고령화로 식수가 줄고 있어서다. 이에 기업들은 첨단기술과 조리과정 단축을 통해 고정비를 절감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051500)는 주방·인력·설비 없이 급식을 제공하는 키친리스(Kitchenl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손질을 마친 전처리 식재료를 상품화해 각 급식사업장에 배달하는 형태다. 이동급식 서비스와 무인 간편식 코너를 소형 오피스와 병원에 배치해 접근성도 낮췄다.
 
키친리스는 고정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 CJ프레시웨이의 푸드서비스부문 영업이익률은 2024년 3.82%에서 지난해 5%로 증가했다. 전체 사업부문으로 보면 판관비율도 같은 기간 15.7%에서 15.3%로 소폭 내렸다. 지난해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인해 원가율은 올랐지만(81.38%→81.78%) 고정비 방어 전략이 먹힌 셈이다.
 
삼성웰스토리는 '푸드테크'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식음 박람회에서 회사는 AI와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키친 솔루션과 급식 효율화 상품 등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튀김로봇 등 조리단계에만 집중됐지만, 이제는 기술이 배식·세척 모든 공정에 이어질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로봇 활용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실제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전체 판관비율은 7.8%로 전년 8% 대비 큰 감소폭을 보이지 못했다. 설비투자(CPAEX)도 같은 기간 371억원으로 전년 851억원 대비 2배 이상 줄었다.
 
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급식 운영은 점심 2시간, 저녁 2시간 등 특정 시간에만 운영해 조리로봇을 상주시키는 게 효율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 체계를 완성하기까지는 아직까지 막대한 투자비용과 정착 노력이 필요하며, 적용 가능한 사업장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신규 수주한 급식 사업장에서 고객사 임직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B2C·건강식 내세운 틈새 전략…실적 직결
 
전통적 급식사업의 구조 전환을 시도한 사례 또한 있다. 특히 B2B(기업-기업 간 거래) 형태가 주를 이뤘던 급식사업에서 B2C(소비자-기업 간 거래)로의 변화는 사회적 현상과도 맞물린다. 고령화와 1인 가구 확대, 건강관리 트렌드 확산으로 끼니 해결보다 '개인 맞춤 영양'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풀무원(017810)푸드앤컬처는 친환경식단 이미지를 무기로 대기업들의 격오지인 군 급식·부촌 아파트·해외를 집중 공략 중이다. 회사는 내수 급식사업의 주요 격전지인 오피스·생산시설 수주는 대기업에 비해 미비하다. 그러나 군 급식에서는 2024년 대기업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중견기업으로써 민간위탁 사업을 주도해왔다. 
 
최근에는 '친환경식단'에 대한 선호도가 비교적 높다고 평가되는 부촌 아파트와 해외 역시 발을 들인다. 올해 강남구 개포동 소재의 아파트에 식음 서비스를 수주하고,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L사 북미 지역 사업장에 단체급식 사업을 수주했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전년 241억원 대비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453340)는 '개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케어푸드(건강식) 냉동상품을 정식 출시, 품종을 20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고령자·만성질환자·건강에 관심이 높은 2030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회사의 지난해 B2C 부문 매출은 3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늘었다.
 
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급식업은 조리나 배식을 모두 사람이 하기 때문에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노동집약적 사업"이라며 "기본급이 계속 올라가는 시대인만큼 비용적인 측면에서 원가를 절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기업들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미비하다. 그러나 미래를 보고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방향은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평했다.
 
반면 기업들의 활로 모색에도 아직까지는 규모의 경제 영향이 지배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유통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급식은 사업 자체가 B2B(기업간기업 거래)가 절대적이라 구조를 단순하게 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수주를 따는 양에 따라 매출이 정해지고, 어떤 기업들이 따 가는지 손에 꼽기 때문에 급식시장은 아직까지 수주 확보가 경쟁력에 지배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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