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두산퓨얼셀(336260)이 최근 급격한 재무구조 악화를 겪으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경영 부담을 덜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제품을 통한 수익성 확보와 해외 시장 공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차입구조가 단기 위주로 비대해진 만큼, 올해 안에 수익성 개선과 신규 수주 가시화에 실패할 경우 재무부담이 한 단계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두산퓨얼셀)
단기차입금 늘려 유동성 '수혈'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23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회사의 단기차입금 총액은 기존 760억원에서 3060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하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차입의 주요 목적을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조달’이라고 밝혔다.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두산퓨얼셀이 직면한 재무부담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성사채 1578억원과 유동성장기차입금 200억원 등 약 1778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곧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두산퓨얼셀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24년 말 1375억원에 달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23억원으로 불과 9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4년 말 약 136.5%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부채총계 8354억원, 자본총계 4691억원을 기록하며 약 178.1%로 4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이러한 재무부담의 근본적인 원인은 실적 부진에 있다. 두산퓨얼셀은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액 319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적으로는 전년 동기 1502억원 대비 112%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매출액의 99%에 달하는 3159억원이 매출원가로 투입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두산퓨얼셀의 영업손실은 290억원, 당기순손실 30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3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떨어졌음을 드러냈다.
차세대 SOFC·미국 시장, ‘반전카드’ 될까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두산퓨얼셀은 차세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생산 시설 가동과 미국 시장 진출을 반등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SOFC는 전기에너지 변환 효율이 50~60%에 달해 발전용으로 적합하며 분산 에너지 전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3분기 무형자산 취득에 713억원을 투자하는 등 적자 상황에서도 미래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1004억원으로 2024년 말 326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미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연료전지로 충당하겠다는 복안이다. 두산퓨얼셀은 미국 현지 자회사인 하이엑시움을 중심으로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이엑시움은 2024년 미국에서 30MW 규모 연료전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코네티컷주에서 9.6MW급 열병합발전(CHP) 및 다층형 연료전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 고객사로부터 미리 받은 자금으로 향후 매출로 전환될 예정인 ‘계약부채(선수금 등)’는 2024년 말 46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295억원으로 2.8배가량 급증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두산퓨얼셀이 올해 국내 수주 증가와 미국향 매출 발생을 통해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SOFC 공장의 수율이 안정화되고 가동률이 80~90% 수준까지 회복되면, 현재 적자를 야기하는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고 단위당 원가도 빠르게 내려가면서 손익분기점 돌파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수율 개선 속도와 실제 수주 물량의 시차,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의 추가 비용 변수 등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IB토마토>는 두산퓨얼셀 측에 SOFC 공장 수율 안정화와 가동률 증가 시점, 현금성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만기 도래 부채 대응 방안, 흑자 전환 시점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