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회사채 주관 2000억원…작년 연간 실적 절반 수준IB 기반 구축 마무리, 남기천 대표 연임으로 전략 연속성모험자본 공급 과제 속 우리금융 핵심 축 부상 '기대감'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연초 회사채 주관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1월 19일까지 우리투자증권의 채권 주관 실적은 약 2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주관 실적(5715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기업금융(IB) 조직 정비를 마무리한 이후 본격적인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모험자본 공급 확대가 금융권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사실상 IB 첫 해…DCM에서 성과 가시화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LG유플러스(032640)의 3년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의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공동주관사는 통상적인 인수사와 달리 채권 발행 이전 실사 업무를 대표주관사와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인수 주관과는 차이가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인수주관사를 넘어 공동주관사로 나선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올해 1월 들어 우리투자증권은 19일 기준 총 5건의 채권 주관을 마무리하고 총 5건의 주관을 준비 중이다. 주관 규모는 완료액이 950억원, 예정 건이 1050억원으로 작년 한 해 연간으로 기록한 5715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사실상 우리투자증권 IB 사업의 원년으로 평가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투자매매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후, 하반기에 들어서야 CM1·CM2부, PE금융부, 투자금융부, IPO부 등 IB 조직을 완비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사진=우리투자증권)
아직 이렇다 할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올해 들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기 시작한 채권자본시장(DCM)은 우리투자증권 IB의 희망이 되고 있다. 채권 주관은 자금 동원력이 중요한 만큼,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영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과는 그룹 차원의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올해 신임 대표 인사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9일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재임 기간 내 IB 기반 마련과 출범 첫 해 흑자를 낸 점이 그룹의 인정을 받은 결과다.
증시 환경 변화 속 다시 커진 증권사 역할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초 채권 주관 시장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룹 내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사업 확대 전략이 증권보다는 보험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 때문이다.
(사진=우리투자증권)
실제로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7월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그룹이 보험사 인수에 투입된 비용은 1조5493억원으로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업 진출을 위해 포스증권 인수(500억원)와 우리종합금융 시절 진행한 유상증자(5000억원) 등에 투입한 비용의 세 배 가까운 규모다.
지난해 1분기 그룹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로서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증자 계획은 없다"라고 한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그룹 차원의 사업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계열사 중요도는 하반기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활황과 정부의 모험자본 투자 확대 의지가 맞물리면서 역전됐다. 지난해 12월 우리금융그룹은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총 80조원을 생산적 금융(73조원)과 포용금융(7조원)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우리투자증권의 역할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기업 발굴과 투자 집행 측면에서는 은행보다 증권사의 기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지난해 9월 생산적 금융 관련 간담회에서 “증권사가 이번 투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우리투자증권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아직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 경쟁 증권들에 비해 밀린다는 점은 향후 우리투자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모험자본 투자를 목표로 새롭게 인가된 증권사들 중에서 같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있다는 점은 우리투자증권이 현재의 실적에 안주할 수 없게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DCM 실적을 기반으로 향후 커버리지와 인수금융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IPO를 비롯한 대형사 중심의 시장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도전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부터 DCM 주관 실적 확대와 더불어 기업 커버러지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이를 통해 향후 IPO나 유상증자, 인수금융 같은 ECM 전반으로 확대하는 등 전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