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스탠다드 오픈 이후 제품 매출 4배 가까이 증가다음 달 30호점 목전…스토어·29CM 매장도 지속 확대재고자산 부담에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무신사가 올리브영·다이소와 함께 뷰티·패션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무신사는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과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을 위해 잇따라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조기상환청구 시점이 다가오면서 IPO 성공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IB토마토>에서는 무신사의 재무건전성과 성장 지속 가능성, 향후 밸류에이션 확대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무신사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통한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강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지속적인 투자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바탕으로 수년간 고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높은 순이익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장 확대를 통한 재고자산 확보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전환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 (사진=박예진 기자)
무신사 스탠다드 30개점 '목전'…매출 기여도 '쑥'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무신사 매출액은 1조24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13% 성장했다. 지난 2020년 연간 매출액 3319억원과 비교하면, 약 4년 만에 외형이 3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직전년도 대비 연평균 성장률은 39.47%에 달했다.
무신사 수익은 크게 수수료, 상품, 제품 매출로 나뉜다. 특히 자체 기획 브랜드(PB) 매출을 의미하는 제품 매출은 지난 2020년 832억원에서 지난해 3383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제품 매출의 경우 대다수가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발생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가 전개하는 모던 베이식 캐주얼웨어 브랜드로, 지난 2021년 5월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 말에는 매장수가 19개점으로 늘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수가 늘어남에 따라 매출액도 증가했다. 2021년 872억원에 머물러 있던 제품 매출은 2022년 179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어 2023년에는 2605억원, 2024년에는 3383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에도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주력하면서 다음 달에는 30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9개월 만에 매장수가 11개 늘어난 셈이다. 이에 올해 상반기 제품 매출은 1957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동기(1466억원) 대비 33.49%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기준 제품 매출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19%로, 지난해 반기 대비 2.49%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국내외 디자이너브랜드와 글로벌브랜드 유통을 통해 얻는 상품 매출 비중 30.04%와 맞먹는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온라인 구매로도 유입되고 있다. 온라인 유입이 많아지면 플랫폼 입점사로부터 판매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수취하는 수수료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 수수료 매출은 지난 2020년 1228억원에서 지난해 4851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체측에 따르면 상반기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내 큐알코드를 통해 플랫폼에 신규 가입한 회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수수료 매출은 2539억원으로 전년(2159억원) 대비 17.6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제품 매출이 33.49%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익명을 요구한 소비자 A씨(남·20대)는 "오프라인 매장은 제품의 품질이나 소재를 확인하고 입어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방문하게 된다"라면서도 "매장에서 구매 시 적립금을 지급해주는 걸로 알고는 있지만 옷을 많이 사는 편이 아니라 온라인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순이익 급증했지만…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은 5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479억원) 대비 22.9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8.78%로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수익과 관계기업투자수익이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18억원) 대비 약 20배 증가한 3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수익은 지난해 반기 114억원에서 올해 264억원으로 2배 이상, 관계기업 투자이익은 1억원에서 2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당기순이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장 확대 전략에 맞춰 판매에 필요한 상품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다. 실제로 지난해 반기 32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던 재고자산은 올해 반기 89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재고자산의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이에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회전율은 1.4회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 2022년 1.5회에서 2023년 1.6회, 2024년 1.7회로 늘며, 재고 소진이 점진적으로 빨라졌다. 다만 연간 재고자산의 증가를 살펴보면 2022년 1456억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이후 2023년 296억원, 2024년 365억원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무신사는 내년에도 매장 출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편집숍인 무신사 스토어 또한 본격적인 확장을 통해 폭넓은 브랜드 큐레이션과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결합한 진화된 형태의 편집숍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오프라인에서 처음 구매를 한 이후 온라인에 가입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라며 "향후 매장 출점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온라인 기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더 많은 고객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접점과 판로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