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준코스메틱, CB 납입 또 연기…자금 확보 '불투명'
당초 6월 납입 예정…오는 9월로 2회 일정 연기
높은 이자율·주가 대비 전환가 절반 수준 눈길
의료·금융 사업 등 신사업 육성에 자금 조달 필요
공개 2025-07-29 11: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5일 17: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화장품 제조와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제이준코스메틱(025620)이 의료·금융상품 투자·해외기업 주식과 지분 인수 등 신규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이에 앞서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한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지만 납입기일이 두 차례 미뤄지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조합 내 투자자간의 일정조율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은 사업영역 확대의 본격적인 추진은 총 투자금 납입 일정을 고려해 계획하고 있으며 진행 상황은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이준코스메틱 공식몰)
 
이자율 표면 5%·만기 9%로 높은데 발행 연기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준코스메틱은 최근 공시를 통해 제34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 사채(CB) 발행 납입일을 7월24일에서 오는 9월10일로 변경했다. 발행 금액은 50억원으로 앞서 최초 전환사채권발행결정 공시 당시 납입일은 지난달 26일이었으나, 지난 5월 말 7월24일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전환사채는 원칙적으로 납입기일에 효력이 발생한다. 자금이 납입되면 채권이 발행되는 형식이다. 제이준코스메틱의 경우 당초 전환사채 전환가액이 3689원으로 정해져 있어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전환사채 납입이 두 차례 미뤄지면서 오는 9월로 발행 일정이 연기됐다. 주식총수 대비 발행주식 비율은 30.22%에 달한다. 25일 제이준코스메틱 종가는 7300원으로 전환가액 대비 2배에 가까운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채권으로, 채권자에게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대신 금리를 낮춰 발행할 수 있다. 또한,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부채(채권)은 감소하고 자본은 늘어나 상환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제이준코스메틱은 이자율도 높은 편이다. 이번에 발행 예정인 전환사채의 표면이자율은 5%로, 만기보유 시에는 이자율 9%가 적용된다. 만기일에 원금에 이자율을 더한 113.6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 상환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같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아센디오(012170)가 오는 9월25일 발행 예정인 제47회차 국내무기명식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에 불과하다. 주식 총수 대비 발행주식 비율도 9.33%로 10%를 넘지 않았다. 다만, 전환가액은 1035원으로 25일 종가 2680원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
 
이달 29일로 납입일이 예정돼 있는 깨끗한나라(004540)의 제131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도 표면이자율 2.0%, 만기이자율 4.0%에 불과했다. 주식 총수 대비 발행주식 비율은 14.37%로 제이준코스메틱의 절반에 불과했다. 전환가액은 2220원으로 25일 종가(2135원) 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분 희석 우려에도 의료·금융 등 신사업 확대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으면 투자자는 차익 실현을 위해 주식으로 전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낮으면 풋옵션 행사를 통해 원금 회수를 시도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환가격이 낮으면 향후 차익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지분 희석 발생으로 인해 기존 주주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제이준코스메틱이 이번에 발행하는 전환사채의 경우 주식총수 대비 발행주식 비율도 30.22%에 이른다. 이는 기존 주주 지분을 희석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풋옵션은 사채 발행일로부터 1년이 되는 2026년 9월10일과 이후 매 3개월에 해당되는 날 행사 가능하다. 매수선택권(콜옵션)은 2026년 9월10일부터 2027년 3월10일까지 전자등록총액 50억원의 70% 한도 내에서 매수 청구할 수 있다.
 
높은 이자율과 낮은 전환가액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이준코스메틱이 자금 조달에 나선 데에는 신규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제이준코스메틱은 지난 6월12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열고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정관을 개정한 바 있다. 주주총회 결과 의료와 금융 사업이 새로운 사업 목적으로 추가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의료 사업은 △미용클리닉·의료기관·웰니스센터 운영 및 프랜차이즈 사업 △병원 및 바이오 기업 인수 또는 공동 운영 △의료관광 서비스 △암 진단키드 개발, 제조, 판매업 △줄기세포, 면역세포, 엔케이(NK)세포 및 세포보관, 가공, 배양 운영사업 등이 추가됐다. 
 
금융사업은 △국내외 주식 및 채권,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및 운용 △기업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매각 자문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프로젝트 투자조합의 설립 및 운용 △해외기업의 주식 또는 지분 인수 등의 해외투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기타 금융관련 법령에서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한 업무 등이 추가됐다. 
 
제이준코스메틱 주력 사업은 화장품 제조·판매사업이다. 지난 2022년 6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23년 16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57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50억원을 넘어서는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 결손금이 1443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외형이 크게 줄었다. 1분기 매출액은 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3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6%를 차지했던 홈쇼핑 사업을 수익개선 차원에서 중단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19억원, 24억원을 기록하며 결손금이 1467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와 관련, 제이준코스메틱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올해 수익개선 차원에서 홈쇼핑 사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라며 "향후 온라인 B2C 사업 운영이 본격화 되고 사업영역 확대가 이루어지면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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