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SNT홀딩스(036530)가 최근 코스닥 상장사
스맥(099440)의 최대주주로 다시 올라섰다. 불과 한 달 사이 벌써 세 번째 최대주주가 바뀐 셈이다. 스맥이
현대위아(011210) 공작기계사업부(이하 현대위아)를 인수하면서 현금 여력이 크게 악화된 틈을 타 SNT홀딩스가 기습적으로 경영권 확보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스맥은 지난 3월 최대주주 지분이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현대위아 인수라는 공격적 결단을 내렸고 이 선택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스맥)
한달 새 세번이나 바뀐 '최대주주'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NT홀딩스와 최평규 회장은 최근 스맥 주식 1005만주(지분율 14.74%)를 확보하며 합산 지분율이 최영섭 스맥 대표를 앞질렀다. 최 대표 보유 주식수는 660만주로 지분율 9.75% 수준이다.
스맥은 지난달 25일 최대주주가 SNT홀딩스와 최 회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지만, 최영섭 대표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이 역전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과 SNT홀딩스가 이달 1일~14일 지속적으로 스맥 주식 414만주(141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하면서 다시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한 달도 안 돼 최대주주 손바뀜이 세 번이나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SMT홀딩스와 스맥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SNT홀딩스는 스맥 지분 취득 배경으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지만 시장에서는 SNT그룹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SNT홀딩스가 스맥 지분 14%를 확보한 것을 보면 단순 투자 목적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사안으로 보이며 향후 양측에 우호지분 확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스맥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맥은 이날 “현재 상황을 면밀히 파악 중이며 향후 필요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SNT홀딩스 측은 그동안 공시 및 당사와의 연락을 통해 지분 투자가 단순 투자 목점임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고 답했다.
이어 "회사는 경영 안정성과 사업 연속성 확보를 위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으로 고객사·임직원·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며 사업 운영은 기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회사 전략과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으며 시장 신뢰와 주주 가치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맥, 공격적 M&A가 '부메랑'
SNT홀딩스가 최대주주에 올라선 데는 스맥의 무리한 투자가 부메랑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맥은 릴슨 PE와 함께 현대위아를 3400억원 규모로 인수 완료했다. 릴슨 PE가 2217억원, 스맥이 1183억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27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435억원(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을 현대위아 인수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 기준 스맥 최대주주는 최영섭 스맥 대표로 당시 지분율은 8.8%다. 스맥은 지난 3월 최대주주 입지가 1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1183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경영권 변동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태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결정하며 M&A 먹잇감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게다가 1분기말 스맥의 현금성자산은 91억원으로 같은 시기 SNT홀딩스 3950억원의 2.3%에 불과하다.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현금 여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SNT홀딩스는 이미 실탄도 마련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ICS)로부터 교환사채(EB)를 발행해 900억원을 조달했다. 이 중 825억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금이 충분한 만큼 경영권 분쟁이 시작될 경우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SNT홀딩스가 SNT다이내믹스(방산·공작기계), SNT모티브(자동차 부품·파워트레인)를 M&A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 사례를 보면 스맥 인수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SNT홀딩스의 현금 여력을 고려하면 과거에도 스맥 경영권 인수가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영섭 스맥 회장이 6월 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바로 복귀한 것을 감안하면 경영권 방어 생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