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하반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실적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증시 호조로 증권업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다른 나라 얘기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회복은 부동산금융 연착륙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호황 수혜 받는 대형사, 소외된 중형사
17일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증권업계가 최근 이어진 증시 강세에 힘입어 브로커리지와 전통 기업금융(IB)을 통한 실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브로커리지 확대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 여의도증권가 (사진=IB토마토)
한국신용평가는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지난 4분기 18조8000억원에서 지난 1분기 20조9000억원을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율이 높은 신용거래융자와 증권담보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35조2000억원에서 37조7000억원으로 커진 데다 2분기 44조4000억원까지 늘어났다는 점이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7월1일 3년6개월 만에 다시 7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다소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투자자예탁금은 16일 현재까지도 68조원선을 유지 중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하지만 이런 장밋빛 전망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차이를 보였다. 대형사의 경우 탄탄한 브로커리지 망을 통한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는 반면, 중소형사는 증시 활황에서 오는 수혜를 직접적으로 얻기 힘들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장은 ”중소형사도 투자중개부문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으로 대형사에 비해 이익회복력이 약하다”라며 “특히 투자중개보다 부동산 금융을 비롯한 IB부문의 비중이 큰 중소형사의 경우 실적회복이 더딘 편으로 이에 따른 실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중소형사 실적 회복, 부동산 연착륙에 달려
지난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은 것은 부동산금융 관련 충당금 문제였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회복이 부동산금융과 밀접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시장 전망을 보면 부동산 연착륙과 실적 회복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재구조화를 위한 금융규제 완화 조치를 올 연말까지 연장했다. 지난 1일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권 PF 현황과 사업성 평가 결과를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금융권의 채무보증과 담보대출을 제외한 대출은 120조1000억원으로 연체율은 4.49%로 나타났다. PF 대출 중 브릿지론 연체율은 15.1%, 본PF 연체율 2.8%다. 특히 증권사 브릿지론 연체율은 41.3%, 본PF 연체율도 17.8%로 모든 금융업권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채무보증 엽엉용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을 낮춰주는 한시적 규제 완화 조치를 올해 12월 말까지 연장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매입보장약정·매입확약 물량을 대출로 전환할 경우 NCR 위험값을 32%만 반영하도록 했다. 해당 조치가 올해 연말까지 연장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로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금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실제 중소형 증권사 아이엠증권은 부동산금융 중심 사업 구조에서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실적회복에 성공했다.
아이엠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 자기자본 전체 PF 익스포저 비율을 54%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9%포인트 축소했다. 한편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둔 아이엠금융그룹의 영업망을 통해 역 소재 기업인 올소테크와 상장 자문 계약 체결,
태성(323280)의 유상증자 유치 등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1분기 실적에서 332억원 영업이익을 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증시 호조의 영향이 아직은 중소형 증권사까지 온전하게 영향이 있다 할 수 없다"라며 "하지만 지난 고금리 시기 힘겹게 진행한 사업 조정에 힘입어 하반기 부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