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오케이캐피탈이 오케이금융그룹 내 다수의 계열사로부터 타사 주식을 취득했다. 최근 건만 계산해도 1700억원 규모다. 주로 금융사 지분을 매입하면서 투자금융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영업자산 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배당금과 평가손익 등 투자금융 기반의 수익성도 챙기겠다는 계산이다.
계열사 네 곳에서 1700억원 규모 주식 취득
15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오케이캐피탈은 계열사 ‘뉴데이즈’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086790) 주식 15만1984주를 130억원에 사들였다. 거래 일자는 지난 4일이며,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장내 취득했다.
오케이넥스트와의 거래는 ▲신한지주 4만7201주(30억원) ▲
KB금융(105560) 2만9000주(33억원) ▲BNK금융지주 72만5264주(97억원) ▲
JB금융지주(175330) 43만4756주(94억원) ▲하나금융지주 1만3069주(11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취득금액은 265억원이다.
오케이캐피탈이 계열사에서 주식을 취득하는 양상은 올 하반기 들어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 오케이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신한지주 47만7313주(282억원) ▲
세방(004360) 13만417주(19억원) ▲
세방전지(004490) 7만주(47억원) ▲
LS증권(078020) 219만8565주(107억원) ▲
메리츠금융지주(138040) 4만주(43억원) 등 498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면서다. 해당 건까지 고려하면 오케이캐피탈이 취득한 주식 총액은 1684억원 정도다.
취득 자금도 계열사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케이캐피탈은 계열사에서 자금을 차입한 건이 많은데, 최근에 시행한 것은 앞선 주식을 취득했던 때와 시기적으로 서로 일치한다.
계열사에서 차입한 것은 하반기 들어 세 건 있었으며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사모사채 4년물 500억원(6월)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사모사채 4년물 400억원(7월) ▲오케이홀딩스대부 사모사채 2년물 600억원(7월) 등이다.
(사진=오케이캐피탈)
금융사 중심 배당주 확보…투자금융 자산 확대 ‘재개’
주식 취득은 캐피탈사 본업인 영업자산(대출채권·할부·리스) 외에 투자금융 자산에 속한다. 오케이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유가증권 자산이 2924억원(결산 경영공시 기준)이었다. 올해 1분기에는 3202억원(분기보고서 기반)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에 사들인 주식은 2분기와 3분기 재무에 반영된다.
오케이캐피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문제로 지난 몇 년간 부채를 축소해 외형이 크게 쪼그라든 상태다. 2023년 말 2조3979억원이었던 자산총계는 올 1분기 1조1364억원까지 감소했다. 대출채권 중심으로 영업자산이 축소됐다. 건전성 문제가 여전한 만큼 대출채권보다는 투자금융 자산 쪽으로 영업을 전개하는 모양새다.
취득한 주식 대부분은 금융사가 발행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갖추면서도 한편으론 배당주 수익성도 챙기겠단 계산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차원에서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고 배당 성향도 확대하고 있다.
오케이캐피탈 입장에선 평가손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투자금융 자산은 주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항목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자산 가치의 변동이 당기순이익에 그대로 반영된다.
여신전문금융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투자금융 자산 중에 보유 주식은 주가가 오르면 손익도 증가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라면서 “최근 금융주는 주가가 많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투자금융 자산 자체가 변동성이 다른 자산보다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영향 관계는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오케이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투자금융 자산은 관계사 건으로 공시해야 하는 내용 외에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더 있다”라면서 “올해부터 영업도 점진적으로 재개하고 있는데, 유가증권 투자도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