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한화저축은행이
한화생명(088350)의 아픈 손가락에서 벗어난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한화저축은행의 모회사가 바뀌었으나, 악화되는 상황 탓에 경영 불안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완전자회사 편입 후 리스크 관리로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화생명의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한화생명)
총여신 늘리고 고정이하 줄였더니 '건정성 회복'
14일 한화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83%다. 지난해 1분기 10.85%에서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인 11.5%와는 1.67%p 차이다. 2년간 악화되던 건전성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한화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2022년 2.3%에 불과했으나, 이후 업권 평균을 넘겨 악화됐다. 그러나 올 1분기 개선 추이를 보였는데, 총여신을 키우고 고정이하분류여신은 줄인 덕분이다. 연체율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10.27%에서 9.4%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연체율인 9.53%에 비해서도 소폭 하락해 건전성 지표 전반이 개선됐다.
한화저축은행의 건전성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같은 시기 당기순이익도 커졌다. 1분기 한화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억원 대비 25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순이익인 2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실적 악화 3년 만에 수익성 지표도 개선 추이를 보인다. 총자산이 증가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의 확대 폭이 커 총자산순이익률도 올랐다. 지난해 1분기 한화저축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은 0.27%에서 올 1분기 0.33%로 상승했다.
한화생명도 한화저축은행의 실적 상승으로 덕을 봤다. 한화저축은행은
한화(000880)그룹의 금융 계열사다. 지난해 4분기
한화솔루션(009830)의 손자회사에서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편입을 마쳤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 아들에게 각각 다른 사업 부문을 나눠주면서다.
한화저축은행은 한화생명 인수 전 한화솔루션의 손자회사였다, 한화솔루션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전략 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금융사로는 유일하게 김 부회장의 관리 하에 있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모회사가 한화생명으로 바뀌면서 차남인 김동원 사장 휘하로 금융사가 모두 모이게 됐다. 1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자회사는 한화저축은행을 비롯해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이 있다.
지난해 한화저축은행의 경우 수익성과 건전성의 동반 하락으로 매각설과 함께 계열사 중 계륵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완전자회사 편입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 지표를 동시에 개선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1분기에도 한화생명은 한화저축은행의 분기 순익 26억9900만원을 인식했다.
임원 선임·조직 개편 속도…모회사 기여도 '기대감'
한화저축은행이 짧은 시간 내에 실적 전반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서둘렀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과 인사가 이이졌다. 한화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리스크관리실을 리스크관리본부로 승격시키고, 본부장으로 권순태 영업부문장·기업금융본부장을 선임했다. 특히 위험관리 역할도 나눴다. 기존에는 경영지원본부장과 겸직했으나,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해 분리하고, 장우진 내부감사책임자를 선임했다.
한화샹명은 수익성을 위한 디지털 강화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에서 김한식 플랫폼운영팀 부장이 한화저축은행 디지털금융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올해 상반기 한화저축은행 모바일앱인 마이모의 앱을 리뉴얼해 접근성을 강화시켰으며, AI 금융상품 추천 등 기능도 확장했다. 모바일 전용 예·적금도 상품군도 확대해 낮은 연령층의 고객도 품겠다는 계획이다.
리스크관리, 디지털 확대로 인한 고객 확보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총자산과 수신, 거래자 수는 대폭 늘었다. 지난 1분기 한화저축은행의 거래자 수는 2만9993명으로 1년 전 2만4041명 대비 5952명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수신이 1072억원 늘어나면서 총자산도 1120억원 확대되는 등 수익 기반도 마련했다.
한화저축은행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한화생명도 고민을 덜었다.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자산운용, 법인영업(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비롯해 손자회사인 한화투자증권 등 자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증권주 주가 부양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주요 자회사의 흐름이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저축은행중앙회 4차 펀드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각하는 등 건전성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