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만에 항공업 진출·IPO 재추진 등 외형 성장 가속액면가 1만원에서 500원으로 발행주식 20배 확대수익성 악화·재무 부담 등 IPO 성공 여부 불투명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취임 2년 만에 항공업 진출과 기업공개(IPO) 재추진이라는 대형 승부수를 던졌다. 리조트 중심의 전통 사업구조를 탈피해 종합 관광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 아래 티웨이항공 인수를 마무리하고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루면서 수익성 악화와 부채비율 급등 등 재무 부담이 누적되고 있어 IPO 성사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서준혁 회장의 공격적 사업 확장…2년 만에 이뤄낸 항공업 진출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차례 상장이 무산된 이후 6년 만의 재도전이다. 여기에 티웨이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까지 받으며 그룹의 외형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과감한 행보를 이끄는 인물은 서준혁 회장이다. 창립자 고(故) 서홍송 회장의 장남인 서 회장은 2023년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직에 취임하며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를 출범시켰다. 취임 2년 만에 항공업 진출과 IPO 추진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사시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항공사뿐 아니라 건설, 호텔, 스키장, 골프장, 콘도 등 리조트 기반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특히 최근 단행한 액면분할은 소노인터내셔널의 IPO 추진에 대한 시장 기대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1주당 1만원이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발행주식총수를 1000만주에서 2억주로 20배 확대하는 정관 변경도 완료했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은 소액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유통 물량을 늘려 주식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어 IPO를 앞둔 기업들이 주로 진행하는 수순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앞서 2019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소노호텔앤리조트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소노인터내셔널로 변경하는 등 지주사 체계를 정비하고 사업 외형을 확장하는 작업을 병행해 왔다.
앞서 지난 2월 소노인터내셔널은 예림당으로부터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티웨이항공 인수의 발판을 마련했다.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티웨이항공 지분 28.02%와 기존 보유분 26.77%를 더해 총 54.79%의 지분을 얻게 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액면가를 낮추면 상대적으로 소액투자자 유입이 용이해지고 상장 이후 유통시장에서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IPO를 앞둔 기업들이 단행하는 전형적인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고삐 풀린 투자 뒤 늘어난 부채…IPO 성사 여부 촉각
문제는 급격한 외형 확장 뒤에 따라붙는 재무 리스크다. 소노인터내셔널의 총자산은 2023년 4조9172억원에서 지난해 5조5400억원으로 12.66% 증가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뒷걸음질했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2248억원에서 지난해 2080억원으로 7.4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938억원에서 42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외형 성장을 위해 차입에 의존했던 결과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부채는 2022년 4조469억원, 2023년 4조2133억원, 2024년 4조7623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 사채 등 금융성 부채가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회사는 소노인터내셔널 IPO를 통해 3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7000억~8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은 항공업 진출 이후 본격적인 사업 운영에 투입되는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과 차입 부담 완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높은 부채비율과 감소하는 당기순이익 등으로 소노인터내셔널의 IPO 성사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투자 매력도를 판단하는 데 있어 재무 건전성은 핵심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지분법 관계기업으로 편입될 티웨이항공의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799%로, 전년(717%) 대비 10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영업이익도 –122억원으로 적자 전환됐으며, 올해 1분기에는 2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그 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실적이 향후 소노인터내셔널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추가적인 지적과 제약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IPO 실무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가치 3조원을 목표로 공모를 추진하더라도, 높은 부채비율과 낮은 순익 구조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큰 감점 요소”라며 “단기성 차입 구조나 사채 중심의 자금조달 패턴을 지속할 경우 상장 이후에도 주가 안정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IPO를 단순한 자금조달 이상의 ‘체질 개선’ 계기로 삼고 있다는 입장이다. 티웨이항공을 기반으로 한 항공레저 플랫폼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기존 리조트업의 계절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