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글로벌 보험사 겸 자산운용사인 알리안츠가
휴니드(005870)테크놀러지스(이하 휴니드)에 대한 지분을 재차 늘렸다. 경영권 확보나 간섭보다는 성장성을 본 장기투자 관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리안츠는 17만5000주의 휴니드 주식을 매수, 지분율을 11.33%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알리안츠의 휴니드 보유 지분은 기존 142만5000주(10.09%)에서 160만주(11.33%)로 1.24%로 증가했다.
알리안츠는 그동안 휴니드에 대한 지분율을 지속 확대해왔다. 2022년 10월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며 지분율 공시 보고의무가 발생했고, 최대주주인 김유진 회장과 2대 주주인 미국의 방산업체 보잉(The Boeing Company)에 이어 3대 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지분 구조는 김 회장 22.73%, 보잉 11.69%다. 전략적투자자(SI)인 보잉과 달리 알리안츠는 재무적투자자(FI)로, 휴니드에 대한 성장성을 보고 투자액을 키우고 있다.
(사진=휴니드테크놀러지스)
'군 무선전송장비 강자' 휴니드…무인기 시장 확대
알리안츠가 지분을 늘린 것은 최근 휴니드의 보잉 공급물량 확대, 드론 등 미래 산업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 시장 확대로 향후 관련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2022년 24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2030년에는 약 5045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만 46%에 이른다. 지난해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온 디바이스 AI 기술이 드론 업계에서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해당 분야에서 휴니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선전송장비 기술력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보잉과의 장기적인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엔 무인기 시장에서의 납품 실적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니드는 1968년 12월 설립된 국내 방산업체 1세대로, 199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무선전송장비 분야에서 강자로 거듭났다. 휴니드는 2006년 보잉과 자본투자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이후 기술력을 쌓아 2012년 보잉사와 1.25억 달러 규모의 항공전자장비를 공급하는 협약(MOA)을 체결, 장기적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무인기 시장 진출을 위해 2023년 10월 덴마크 노르딕윙(Nordic Wing)과 무인기 제작 기술협력을 위한 협약(MOA)을 맺기도 했다. 이 밖에도 미국의 군용 무인기 선도기업인 GA-ASI에서 생산하는 무인기의 항공전자부품을 독점 공급하는 사업자로 선정, 무인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한화시스템과 파트너십 확대…소형 정찰드론 장비도 개발
휴니드는 방위사업청과 보잉 납품 건 등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매출은 2022년 2225억원, 2023년 2288억원, 2024년 2308억원으로 상승세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7억원, 174억원, 91억원으로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벌어들인 수익으로 부채를 갚아나가며 2020년 106.71%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40.30%까지 줄였다. 이에 따라 이자발생부채는 같은 기간 141억원에서 14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엔 군 위성 사업에 참여하는 한화시스템 납품 비중이 늘면서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매출처는 방위사업청이 76.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육군군수사령부 외 국내 사업체 매출이 11.9%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엔 방위사업청 매출 비중이 31.2%, 한화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매출 비중이 52.8%로 올랐다. 보잉에 대한 매출은 매 분기 10%가량으로, 꾸준히 납품하고 있다.
휴니드는 올해부터 소형 정찰드론 항전장비 개발에 착수, 한화시스템과의 관계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2018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한 국내 최초 저궤도 통신 시험위성 개발 사업에 참여해 통신위성 탑재체를 개발하는 등 군 저궤도 위성망 구축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대표 위성통신 기업인 유텔셋 원웹의 지분 5.4%를 전량 매각하면서 민간 위성서비스보다 방산 위성 운영과 군 통신에 더 중점을 두기로 전략을 수정,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저궤도 통신위성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김유진 회장이 CEO로 복귀하면서 방산 수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해외에선 무인기 플랫폼에 탑재되는 항공전자 부품 품질을 인정받아 관련 사업 확장이 기대되고 국내에선 전술정보통신 사업을 중심으로 한화시스템과의 관계도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