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로보틱스, 말만 로봇회사…설비투자 대신 펀드 출자
부채 88% 급증…해성에어로보틱스 투자 펀드에 40억 투입
유형자산 투자 병행에도…경영권 분쟁·공시 리스크 부담
공개 2026-06-0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7일 17: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폴리에틸렌 원료 유통 기업 아이로보틱스(옛 와이오엠(066430))가 지난해 정관에 로봇감속기 개발·제조·판매 사업을 추가하고 사명까지 바꿨지만 정작 본격적인 사업은 요원한 상황이다. 올 1분기 60억원을 추가 차입했지만 로봇 관련 설비투자 대신 펀드 출자에 쓰인 정황이 드러났다. 게다가 본업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까지 더해져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아이로보틱스)
 
설비 투자보다 해성에어로보틱스 지분 매입에 집중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아이로보틱스의 부채총계는 132억원이다. 지난해 말(70억원) 대비 88.0% 증가했다. 단기차입금 30억원과 장기차입금 30억원이 같은 분기에 동시에 늘었다.
 
새로 조달한 60억원은 상당부분 원자재나 설비 투자가 아닌 지분 매입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로보틱스는 해성에어로보틱스 지분 매입을 위해 결성된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1호'에 총 40억원을 투자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기말 비유동 기타자산에 선급금 형태로 묶여 있던 35억원이 1분기 중 펀드 결성이 완료되며 장기금융자산으로 대체됐고, 현금 납입으로 5억원이 추가됐다.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최대주주는 아이로보틱스의 2대주주인 케이휴머스다. 로봇 신사업이 직접 제조·판매보다 펀드 출자 형태로 먼저 움직인 셈이다.
 
이와 별개로 유형자산 취득에도 18억9000만원을 집행했다. 이 중 가장 큰 항목은 건설중인자산으로 12억8000만원에 이른다. 기계장치 취득에는 6억원이 투입됐다. 전년 동기 건설중인자산 신규 취득이 4000만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 들어 새 시설 구축 흐름이 본격화된 셈이다. 다만 분기보고서상 설비 신설·매입계획에는 압출기, 재단기, 자동차설비, 연구설비 등이 기재돼 있어 이를 곧바로 로봇 설비투자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본업 시각에선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0.1% 늘며 외형이 확대된 만큼 생산능력 확충 명분이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기계장치 신규 취득 규모가 전년 동기(6억3000만원)와 비슷한 6억원이라는 점도 본업 라인의 유지·증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정황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본업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매출총이익률이 8.9%에 머무른 점을 고려하면, 13억원 규모 신규 시설 구축을 본업 명분만으로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이에 대해 별도 공시나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본업 적자 속 경영권 분쟁·불성실공시 지정 '삼중 압박'

아이로보틱스의 1분기 매출은 102억원으로 전년 동기(85억원) 대비 20.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8021만원으로 전년 동기의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매출 외형은 개선됐지만 수익성이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본업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로봇 신사업을 새 먹거리로 낙점했지만 경영권 분쟁·공시 리스크는 사업 확장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해 3월 아이로보틱스의 2대주주 케이휴머스가 60억원 규모 경영권 지분을 이전 대표이사로부터 양수하며 최대주주에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이후 소액주주연대 측에서 지분을 확대하며 1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1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인 김영규 외 2인(지분율 10.55%)이 소액주주연대 측 지분이라고 설명했다. 21일 케이휴머스의 장내매수 이후 양측 지분 격차가 3%포인트(P) 안으로 좁아진 만큼 경영권 분쟁의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공시 리스크도 부담이다. 아이로보틱스는 지난 2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8월 결정했던 140억원 규모의 로봇 신사업 추진 목적 유상증자를 올해 2월 철회한 데 따른 공시번복이 사유다. 소액주주연대 측이 지난해 9월 해당 유상증자 건에 대한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며 회사가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IB토마토>는 아이로보틱스 측에 ▲1분기 신규 차입금 사용처 ▲21일 케이휴머스의 아이로보틱스 주식 장내매수 배경 ▲향후 전환사채(CB) 발행·유상증자 등 외부 자금 조달 계획에 관한 사항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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