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한계기업 낙인 찍히나…적자 누적에 재무 경고등
2년 연속 적자에 올해 1분기 적자 기록해 3년 연속 적자 가능성
단기성부채 대비 현금성자산 '부족'…400억원대 이자비용도 '부담'
전방산업 회복세 실적에 중장기적 영향 미칠 듯…동박 판매 월 3천톤
공개 2025-05-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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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C(011790)가 2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 1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멈추지 못하면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수익성 악화와 함께 차입금은 빠르게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이자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SKC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동박사업의 고객사 다변화와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단기간 내 재무 개선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전경. (사진=SKC)
 
2년 연속 적자에 이자보상배율 '마이너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C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385억원, 영업손실 7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3988억원) 대비 9.95%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는 지난해 1분기(723억원)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적자를 지속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이차전지 동박사업의 매출 회복세가 선명해지기 시작한 점과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영업손실이 9.8% 줄어든 점 등을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고 있다.
 
문제는 SKC의 차입금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2조2110억원이었던 유동부채는 올해 1분기 2조4263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세부적으로는 단기차입금이 1조3912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이 3718억원, 유동성사채가 1250억원으로 총 1조8880억원에 달해 단기성부채가 상당한 수준이다. 이처럼 대표적인 이자발생부채가 증가하며 1분기 이자비용은 41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SKC가 1분기 기준 보유 중인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4036억원에서 올 1분기 3689억원으로 감소해 부채 상환은 커녕 이자 부담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3400억원과 지난해부터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SK피유코어 등 매각예정자산 2088억원 등을 더해도 약 1조3213억원에 불과해 단기성부채 상환여력이 떨어진다.
 
SKC의 한계기업 분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은 3년 이상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을 한계기업, 즉 ‘좀비기업’으로 분류하는데 이 수치는 회사가 거둔 영업이익으로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실제로 SKC는 이 수치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올해까지 연간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SK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현금성자산이 단기성부채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 계획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현금창출력 회복에 '사활'…"단기간 내 성과 어려워"
 
SKC는 이처럼 저조한 실적으로 빚어진 재무위기를 넘기 위해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리는 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말레이시아 및 북미 지역에서의 동박 생산 확대와 고객사 다변화 전략 등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핵심은 동박사업의 북미 수출 확대다. SKC는 전북 정읍과 말레이시아에서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산 동박은 미국에서 1% 수준의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아 중국산(총 46%)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SKC는 이러한 관세 격차를 기회로 삼아 북미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실제로 1분기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2분기에는 50%, 하반기에는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로 1분기 북미 시장 동박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69%,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공급 기반도 적극적으로 확장 중이다. SKC는 올해 상반기 내 신규 고객사 2곳과 연간 6만톤, 복수 고객사와 추가로 9만톤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고객사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올해 동박 판매량 가이던스를 지난해(약 1만7000톤)의 2배 수준으로 설정했고, 현재 월간 3000톤 수준의 동박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성과가 곧바로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계약관계 상 고객사를 특정해 밝히는 것은 어렵지만, 고객사 다각화와 전방산업 수요회복 등에 따라 주요 재무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단기적인 영향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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