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강, 철강사 상장폐지 1호 되나…주가 부양책 '전무'
시총 200억원 수준…내년 철강사 첫 상폐 심사 대상 전망
코스피 상폐 심사 대상 기준 시총 200억원 이하로 상향
부족한 유동성에 인위적 시총 부양 여력도 낮아
공개 2025-05-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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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국주강(025890)이 내년 철강사 중 상장폐지 심사 대상 기업 1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폐지 심사 대상 기준을 시가총액 50억원 이하에서 200억원 이하로 상향한다. 또한 매년 상장폐지 심사에 적용되는 시가총액 기준을 상향할 계획이다. 이에 한국주강은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최근 3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등 시가총액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단기간에 시가총액 상승 가능성을 높이려면 배당 등 별도의 대책이 요구된다. 그러나 한국주강은 현재 배당보다 수익성 강화 등 재무 건전성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사진=한국주강)
 
시가총액 총자산 절반 수준…상장폐지 ‘위기’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주강 시가총액은 203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최하위권이다. 시가총액 203억원은 지난 1분기 기준 자산총계(409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낮은 시가총액으로 인해 한국주강은 내년 상장폐지 심사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시가총액 200억원 이하 기업을 상장폐지 심사 대상 기업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높인다는 방침이라 최소 2029년까지 시가총액 500억원이 넘어야 상장폐지 심사 대상 지정을 면하게 된다.
 
또한 상장폐지 심사 후 부여되던 개선기간도 최대 4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상장폐지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애초에 상장폐지 심사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방법이다. 한국주강 시가총액은 상장폐지를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라 당장 내년까지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시가총액 부양 방안이 요구된다.
 
상장폐지가 될 경우 지분율 32.55%에 해당하는 소액주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금융위원회는 향후 비상장 거래소(K-OTC)를 통해 퇴출 기업의 주식을 별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상장 주식의 거래가 상장 주식만큼 활성화되지 못한 까닭에 지원 실효성은 미지수다. 낮은 기업 가치 때문에 해당 주식을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한국주강이 상장폐지 심사대에 오를 경우 회사의 소액주주가 희생양이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발생할 수 있는 주주 피해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시가총액을 끌어올릴 수 있는 조속한 방안이 요구된다. 단기간에 시가총액을 부양하려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등 방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은 주식에 대한 수요를 높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한국주강은 직전 3년간 배당을 하지 않는 등 시가총액 부양에 소극적이었다.
 
배당을 하지 않은 배경에는 부족한 현금성 자산이 있었다. 지난해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247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3%가량 늘었다. 다만, 이익잉여금은 배당의 한도일 뿐 배당을 하려면 충분한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한국주강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도 6억6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단기간 내 시가총액 확대 가능성도 의문
 
한국주강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가총액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활용 가능한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 1분기 4억2000만원의 유출 효과로 전환됐다. 직전연도 1분기에는 10억원가량의 현금 유입 효과가 있었다.
 
현재 꺼내 들 수 있는 시가총액 부양 카드가 부족한 탓에 회사는 탄탄한 재무건전성으로 대응하고 있다. 회사의 재무 상태를 안정화하면 기업 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한국주강은 자산 대비 총차입금 비중이 낮다. 지난 1분기 기준 한국주강의 차입금의존도는 4.2%에 불과했다.
 
한국주강의 총차입금은 지난 1분기 기준 17억2500만원으로 2024년 말(20억원)에서 줄었다. 이에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이자 비용도 낮다. 올해 2분기에도 최대주주에 대한 잔여 채무를 상환함으로써 차입 부담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차입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수익성 확대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최근 조선산업 회복에 따라 조선 기자재 등 매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조선 기자재는 일반 단조 부품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 이에 한국주강은 조선 분야 매출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무 건전성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는 회사의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가총액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에 안정적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면하려면 재무구조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
 
회사는 내부적으로 상장폐지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주강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로 전환하는 등 우수한 재무구조 구축을 경영상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라며 "현재 조선 기자재 등 매출 확대 등 수익성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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