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5대 원화거래소 마스터할까…'업비트' 재상장 언제쯤
지난 8일 업계 2위 빗썸까지 위믹스 재상장
투명성 리스크 해소했다지만 업비트는 '묵묵부답'
공개 2023-12-19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7: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위믹스가 1년 만에 4대 원화거래소에 재상장됐지만, 아직 국내 알트코인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재상장 청신호가 오고 있지 않다. 빗썸을 비롯한 코인원, 코빗 등은 1년 전 위믹스가 상장 폐지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유통량’의 투명한 공개 문제를 해소했다고 판단했는데, 업비트만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믹스 상장 폐지 당시 남았던 앙금을 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원화거래소 재진입했지만 매출 실익은 여전히 미지수
 
위믹스가 국내 원화거래소 상장 폐지 1년 안에 유통량 검증 이슈를 딛고 원화거래소 재진입에 성공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380원으로 곤두박질 쳤던 위믹스 가격은 최근 5500원으로 1347% 치솟았다. 위믹스 재상장 첫 스타트는 코인원이 끊었다. 코인원은 위믹스가 상장 폐지된지 두 달 만인 올해 2월 위믹스를 재상장했는데 이 때문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DAXA)가 정한 공동 상폐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5대 원화거래소 중 유일하게 위믹스를 상장하지 않았던 고팍스는 지난달 위믹스를 신규 상장했는데 상장 금지 기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3개월간 의결권 제한이라는 징계를 받게 됐다. 하지만 코빗이 지난 8일, 빗썸이 지난 12일 연이어 위믹스를 재상장하면서 닥사가 정한 재상장 금지 기간은 1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빗썸 측은 "닥사 회원사로서 자율규제안 및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위믹스(WEMIX)의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되었다고 판단해 재거래지원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위믹스 붐이 위메이드(112040) 매출에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위믹스의 실 사용처는 P2E(Play to Earn) 게임인데 아직까지 P2E 게임은 국내에서는 금지됐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게임 이용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위메이드 실적 보고서에서 다른 매출 유형 항목은 전부 국내와 해외로 나눠서 기재돼 있는데 ‘위믹스’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플랫폼 부분의 경우 해외 매출만 적혀 있다. 플랫폼 매출은 2021년 12억원에서 2022년 70억원으로 6배가량 올랐지만, 올해 3분기엔 47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전체 매출에선 비중이 채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021년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 게임 100개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보딩 계약을 체결한 게임을 합치면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위믹스 플레이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은 아직 40여개 정도다. 내년 1분기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흥행작 '나이트 크로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위믹스 플레이 (사진=위메이드)
 
업비트 재상장 하려면 유통량 투명한 정보 관리 '관건'
 
앞서 위믹스가 지난해 12월 8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공동 상장 폐지됐던 것은 ‘유통량’ 이슈 때문이었다. 고지된 계획보다 과도하게 많은 유통량을 풀고,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믹스를 원화거래소에 재상장 시키려면 투명한 정보 제공이 관건이었다.
 
위믹스는 업비트를 제외한 4대 거래소에서 유통량 정보 제공 노력을 인정 받았다. 무엇보다 대외적으로 공개된 유통량이 실제 유통량과 일치하도록 투명성 강화에 집중했다. 현재 위믹스는 가상자산 정보 공유 플랫폼인 코인마켓캡과 코인게코를 통해 실시간 총 발행량과 유통량 정보를 볼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쟁글에서는 실시간 유통량 모니터링 서비스 라이브워(Live Watch)도 연동하기로 했다. 
 
또한 위메이드는 위믹스 소각 정책도 밝혔다. 재단 정책에 따른 재단 보유의 위믹스 대량 소각을 의미하는 ‘매스 번(Mass Burn)’, 위믹스 3.0 메인넷과 플랫폼에서 발생된 수수료를 비롯해 플랫폼 수입의 일정량을 소각하는 ‘오토 번(Auto Burn)’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위메이드는 지난해 상장 폐지 이슈 이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코인마켓캡에 연동해 볼 수 있게 하고 거래가 오고 가는 트랜잭션을 확인할 수 있게 하고, 갖고 있는 물량을 다른 커스텀 업체에 맡기기도 하는 등 여러 일들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다만 위메이드와 업비트가 ‘위믹스’ 재상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자존심 대결이 당분간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지난 8일 빗썸이 위믹스 재상장을 공지한 지 한 시간 만에 업비트는 원화마켓에 '크레딧코인(CTC)'을 상장시켰다. 업계에서는 원화마켓에 코인 상장이 뜸한 업비트가 위믹스의 빗썸 상장 당일 위믹스가 아닌 다른 원화 코인을 상장한 것은 위믹스 상장을 당분간 고려하겠다는 시그널로 보고 있다.
 
위메이드와 업비트는 위믹스 상장 폐지 당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장현국 대표는 업비트 측에서 유통량 계산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위믹스를 상장 폐지 조치한 것은 업비트의 '갑질'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반면 업비트 측은 "위메이드가 기존 유통량 계획표에 대한 별도의 수정 공시를 하지 않고 1000만개가 넘는 초과 유통을 한 점을 인정했고, 소명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위믹스 유통량을 변경 제출했다"라며 양쪽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섰다. 
 
장현국 대표는 1년여 만에 잘못을 인정하며 적대적인 태도를 바꿨다. 장 대표는 지난 11월 '지스타 2023'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믹스 상장폐지에는 분명 우리 잘못이 있었고, 그 잘못을 향후 바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라며 "저와 위메이드는 닥사(DAXA) 회원사들에게 적대하는 마음이 없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분들도 우리에게 나쁜 감정이 있으실 이유가 없다고 보고, 그러시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극적인 관계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위믹스가 업비트에 단시간에 재상장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스타 2023에서 공개적으로 반성한다고 했던 것은 감정의 골을 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업비트 입장에서도 지난해에 상장 폐지에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위믹스를 재상장하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양측이 합의해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이나 보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