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 강자 고려아연, 오너 3세 최윤범호 출항
수소·2차전지 등 신사업 속도날 것
영풍그룹과 계열분리 시도 예상
공개 2022-12-14 17:04:3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7: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2차전지 소재 제련 강자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주목받았던 고려아연(010130)이 오너 3세 최윤범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14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2023년도 정기임원인사에서 최창근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최윤범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노진수 사장은 부회장, 박기덕 부사장(기획본부장 겸 자원순환기획본부장)은 사장으로 총 4인이 승진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신임 회장.(사진=고려아연)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점은 최윤범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다. 최윤범 부회장은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미국에서 M&A 변호사로 재직하다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했다. 2019년 사장 취임 후 세계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매출을 △2019년 6조6948억원 △2020년 7조5819억원 △2021년 9조9768억원 등으로 매해 1조원 가까이 끌어올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1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러한 경영실적을 인정받아 2020년 부회장 취임 이후 2년 만에 회장으로 취임했다는 평가다. 
 
최윤범호가 출범하며 고려아연이 3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던 △신재생 에너지·그린수소 △2차 전지(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링 기반 자원순환 사업 등 신사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최윤범 부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3가지 분야의 신사업 강화를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명명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최윤범 회장의 첫 행보로 영풍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전망했다. 최씨집안과 장씨집안이 함께 운영해 온 영풍그룹은 비전자계열과 전자계열로 나뉘어 운영됐다. 최씨집안이 이끄는 고려아연은 올해 LG화학·한화 등과 자사주를 맞교환하며 영풍그룹을 이끄는 장씨집안과 분리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LG화학(051910)이나 한화(000880)에서도 금속 제련 기술이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고려아연과 협력 관계를 다진다는 의미에서 지분교환은 나쁘지 않은 수다. 2차전지·신재생 에너지가 본격화할수록 관련 사업에 필요한 부속을 만들기 위해 고기능 제련 기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최윤범 부회장이 M&A 변호사로 재직하던 당시 실력을 살려 백기사를 만들 지분교환을 주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지런히 지분교환을 한 덕에 현재 최윤범 부회장을 포함한 최씨 집안 우호지분은 27.7%가 됐다. 아직 영풍그룹 측 지분 31.4%에는 3.7%가 모자라지만 최씨집안이 국민연금(8.75%)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인다면 계열분리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영풍그룹을 이끄는 장형진 회장이 지난해 만든 경영컨설팅회사 에이치씨 등을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한 만큼 아직 경영권 분쟁 잔불은 꺼지지 않은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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